[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예전에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설치한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이 있다. 설치한 지 20년 정도된 시설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되는 오수를 도심지 내 공공 하수처리장까지 이송하기 위해서는 펌프장과 오수관로 공사비가 많이 투입되어야 했다. 그래서, 별도의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을 만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이 지역은 관광지화가 되었다. 음식점도 많이 생겼다.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의 용량과 처리공정상의 문제로 새로 생긴 음식점들에서 발생되는 오수를 유입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가 팽창했다. 주변 지역은 개발되어 공동주택이 들어섰다. 따라서, 도심지내 공공 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영역이 확대되었다. 도심지내 공공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오수관로가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바로 앞을 지나간다.
하수처리시설은 규모가 적을수록 운영비가 많이 소요된다. 또한,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유량과 수질 변화가 많아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장기간 내릴 때는 불명수가 많이 유입되어 제대로 처리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하면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을 폐쇄하고 큰 하수처리장으로 유입시키려 한다. 앞에서 말한 하수처리시설의 경우 바로 앞에 큰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오수관로가 생긴다.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유입 맨홀과 연결만 하면 시설을 폐쇄하고 도심지 내 큰 하수처리장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그러면 새로 생긴 음식점의 오수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의 내구년한이 도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단다. 물론, 내구년한이 남은 시설을 폐쇄하는 것이 아까울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내구년한이 다 할 때까지 투입되는 운영 비용, 보수 비용, 기자재 교체 비용, 운영의 어려움, 처리수의 수질 등을 고려해 보면 시설 폐쇄가 훨씬 이득이다. 숫자로, 기준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여건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판단도 그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길목에 악취가 새어 나오는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이 있으면 어떨까? 지역 명소의 이미지만 실추실 것이다. 바로 코 앞에 오수관로가 지나가는데 연결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좀 더 긍정적인 시각과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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