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안동법흥교 인근 상수도관로가 터져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모습. 해당 기사내용과는 관련없음/출처- 안동인터넷뉴스
ⓒ지난해 2월 안동법흥교 인근 상수도관로가 터져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모습. 해당 기사내용과는 관련없음/출처- 안동인터넷뉴스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상수도관, 가스관, 통신관, 전력관 등이 설치되어 있는 공동구가 있다. 공동구에는 집수정과 소형 배수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공동구의 출입구, 장비반입구 등으로 유입되는 빗물 등을 배수하기 위한 목적이다.

여기서, 이런 가정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공동구내에 설치되어 있는 상수도관이 터지면 어떻게 될까? 이때, 공동구내에 작업을 위해 사람이 들어가 있다면? 어느 지자체의 담당자가 나에게 전화로 문의한 내용이다. 설계도면을 받아서 확인해보니 이를 대비한 시설이 전혀 없었다.

배수지의 높이와 공동구를 지나가는 상수관의 관경, 설치 높이를 고려하면 상수관이 터졌을 때 또는 최악의 경우인 관로 접합부가 이탈되었을 때 유출되는 유량을 계산할 수 있다. 관망해석결과에 해당 관로를 흐르는 유량이 유출되는 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관망해석 프로그램에 입력된 사용량이기 때문에 실제 관로가 터졌을 때 유출되는 양이 아니다.

배수지와 관로 설치 높이 차, 즉 수두차와 관경을 이용해 유출량을 계산하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현장의 경우 관경이 D700mm인데, 순식간에 공동구가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자체의 담당자가 나에게 물어온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측해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설계자나 시공자, 감리자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담당자가 생각한 것이었다. 

공동구 전후, 그리고 관로 중간에 차단밸브, 유량계, 압력계 등을 설치하고, 집수정과 배수펌프의 용량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리고, 공동구에 설치되는 상수관, 밸브, 접합부속은 더 높은 수압에 견딜 수 있는 규격으로 변경하고, 곡관부에는 콘크리트 보호공을 설치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른 사람이 볼때는 조금 과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땅속에 매립되어 있는 배관과 공동구안에 노출되어 있는 배관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땅속의 배관은 지반이 잡아주지만, 공동구안의 배관은 수압 변동과 수충격에 그대로 노출 될 수 밖에 없다.

더 높은 수압에 사용되는 자재와 콘크리트 보호공 등으로 관로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관로가 파손되어 내부 물이 유출되면 급격한 수압과 유량 변동이 생기는데, 이를  감지하여 차단밸브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구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 아니 침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공동구가 침수되면 내부에 있는 다른 시설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력관이나 통신관이 침수로 어떤 문제로 연결되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스관이나 다른 시설물도 마찬가지다.

 

설령,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하더라고 투자해야 한다. 지자체 담당자가 걱정하는 것처럼 작업자가 내부에 있을 때 상수관이 터지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있겠는가? 지자체 담당자가 건넨 안전에 대한 작은 의문과 질문이 더 큰 손실과  위험을 예방할 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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