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지난 1월 22일 오전 9시 42분경, 충남 당진시 소재 광물 제품 제조업체에서 집진기 내부 필터를 교체하던 중 용접 작업 도중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근로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러시아 국적의 근로자 A씨(27세)가 중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한국인 작업자 B(65세)씨는 전신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과 노동당국 조사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가연성 분진이 축적된 집진기 내부에서 용접 작업 중 불꽃이 튀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집진기, 산업현장에서의 필수 설비
집진기(Dust Collector)는 산업 현장에서 작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유해위험물질의 대기방출 방지 목적으로 설치하는 설비이다. 집진공정에서 집진된 분체는 미세분진의 경우가 많고, 부유 분진의 발생 빈도가 높으며 백필터의 집진에 의해 분리된 분진이 퇴적하게 되어 쌓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연성 분진이 축적될 경우, 점화원이 존재하면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커진다.
반복되는 집진기 화재, 근본적인 해결책은?
산업 현장에서 집진기 관련 화재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5월 대전의 한 공장에서 지르코늄 집진설비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화력발전소의 유연탄 집진설비 점검 중 화재가 발생했다. 2023년 11월에는 충남의 한 사업장에서 집진설비 호퍼 점검구 개방 후 점검 중 화염이 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집진기 관련 화재가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한국안전보건공단의 『집진공정의 화재폭발 예방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집진설비 화재·폭발 사고의 주요 원인물질 분석 결과, ▲금속 분진(44%)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금속 분진이 포함된 사고에서의 부상자 발생률은 57.8%로 가장 높게 기록되었으며, ▲플라스틱 분진(15.6%), ▲목재 분진(14.1%), ▲기타(10.9%), ▲곡물분진(1.6%)가 뒤를 이었다.
금속 분진(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은 공기 중에서 쉽게 부유하며, 작은 불꽃이나 정전기에도 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집진설비 내부에 쌓인 분진이 자연 발화할 수 있어 지속적인 유지·관리 및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공정에서의 분진 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진설비 화재·폭발 예방 조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집진설비 화재사고 예방 가이드』에서는 집진설비를 운영하는 사업장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안전 조치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집진설비는 도전성 재료를 사용하여 설치한다.
2. 집진 설비 내부로 불씨나 스파크와 같은 점화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식별하여 제거한다.
3. 분진 축적 방지를 위해 집진기 내부 분진을 정기적으로 청소한다. 이때, 전기청소기는 점화원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한다.
4. 분진 동류 및 집진 설비 용량에 맞는 폭압방산구를 설치한다. (NFPA 68, KOSHA GUIDE P-41 참조)
5. 필터 제조업체 권장 주기 마다 필터를 교체하여 적절한 차압을 유지한다.
6. 덕트 내 차단밸브를 설치하여 화재 발생 시 덕트 내부 흐름을 차단한다.
7. 집진설비 내부 연기 또는 화재 발생 시 급격한 산소공급으로 인한 화염 분출 등의 추가 사고 우려가 있으므로 점검구 등을 열지 말고 불활성가스 등을 투입하여 완전히 소화시킨다.
스마트 안전 기술 장비, 집진기 사고 예방의 새로운 패러다임
최근 스마트 안전장비 기술이 발전하면서 집진설비 화재 예방을 위한 첨단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IoT 스마트 집진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집진설비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된 위험 감지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분진 농도, 온도 변화, 공기 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필요시 자동으로 배기 시스템을 작동시켜 화재 위험을 줄인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관리자와 작업자가 어디서든 집진설비의 상태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지털 컨트롤러를 활용해 여러 대의 집진기를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으며, 센서를 부착해 온도, 차압, 전류, 화재 여부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하여 에너지 절감과 안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이전 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안전 장비를 도입하는 등 사업장에 맞는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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