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산업보건협회,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간담회’ 개최
- 상승탑차 작업의 근골격계부담 평가결과 발표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간담회’개최 모습/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간담회’개최 모습/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은 오늘(23일) 오전10시 대한산업보건협회 본부 5층 회의실에서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와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저상탑차로 인해 발생한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호소하며 대책촉구를 위해 이달 말 파업을 예고한 상태에서 노사와 택배관련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대안을 고민하기 위해 자리를 가졌다는 것에 의의를 가졌다.

 

저상탑차의 도입의 배경은 지난 2018년 경기 남양주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내 인도에서 택배차량의 후진으로 인한 사고 발생 이후 아파트 입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지하주차장 이용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로인해 지하 주차장 출입을 위해 탑차의 높이를 낮춘 저상 차량으로 개조할 수 밖에 없었고, 택배 노동자들은 허리를 굽힌 채로 물건을 싣고 내리거나 무릎을 꿇고서 물건을 빼내야 하는 작업환경이 되어 근골격계질환에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게 됐다.

 

 올해 12월 16일 CJ대한통운 김포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택배노동자 20여명이 저상탑차 이용으로 인해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단 산재보상을 신청하기로 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조측은 자체 조사에서 증상을 호소한 22명에 대해 산재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며, 관련 대책 촉구와 함께 이달 말 파업을 예고한 실정이다. 향후, 전국에서 저상탑차를 이용하는 택배노동자의 집단 산재신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은 저상탑차이용으로 인한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하여 올해 ㈜한국스마트탑에서 개발한 높이조절이 가능한 상승탑차를 대상으로 근골격계부담작업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조기홍 실장은 ‘상승탑차의 작업자세 및 요추부하에 대한 인간공학 평가결과’ 를 통해 탑차의 높이가 낮음에 따라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되는 위험도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저상탑차 택배노동자들의 작업환경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저상탑차에서 작업시 발생하는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REBA)/ 출처-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자료제공
ⓒ저상탑차에서 작업시 발생하는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REBA)/ 출처-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자료제공
ⓒ저상탑차 공학적 관리방안 개선 사례/ 출처-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자료제공
ⓒ저상탑차 작업자의 근골겨계질환 관리방안 개선 사례/ 출처-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자료제공

이후 ㈜한국스마트탑에서 개발한 상승탑차에 대한 시연이 함께 진행되었다. 보통 기존의 저상탑자의 높이는 1,250mm 정도인데, 개발된 상승탑차는 탑차의 높이를 작업 상황에 맞춰 1,900mm까지 높이 상승이 가능하여 차량에서 택배를 꺼낼때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가졌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상승탑차의 경우 차량 한대의 가격이 약 1000만원 정도이며, 현재 클린사업 대상 품목에 상승탑차가 포함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저상탑차의 높이가 낮아 허리를 펴고 물건을 꺼낼수 없다.(좌측).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높이만큼 탑차높이를 올릴수 있어 허리에 부담이 줄어든다(우측)/사진-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저상탑차의 높이가 낮아 허리를 펴고 물건을 꺼낼수 없다.(좌측).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높이만큼 탑차높이를 올릴수 있어 허리에 부담이 줄어든다(우측)/사진-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이 밖에도 아래쪽 바닥을 개조하여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개발된 탑차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상승탑차보다는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면서 실용적일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좌측)아파트 지하출입용도로 만들어진 저상탑차. 바로 설수 없고 목이 꺽인 자세로 서있어야 한다. (우측) 바닥면에 공간을 만들어서 작업자가 바로 설수 있도록 개조한 탑차의 시연 모습/사진-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조기홍 실장은 간담회를 통해 "저상탑차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택배노사 간담회는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함으로서 택배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택배노동자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높이조절이 가능한 탑차지원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며, 클린사업장 조성지원 사업의 지원설비 품목에 상승탑차를 포함하는 방안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 사업자인 택배노동자가 구입하기는 조금 망설여질 수 있는 금액이므로 저상탑차를 상승탑차로 변경할 경우 정부의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저상탑차로 인한 택배노동자들의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근골격계질환 발생에 상당한 유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많은 안전보건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숭실대학교 안전융합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인간공학적 제품을 취급하는 (주)에고테크의 어원석 CEO는 " 선행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척추는 하나의 UNIT이므로 경추 등 어느 한 곳에 무리가 되면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나머지 흉추, 요추, 천추 미추, 등 골반과 무릎까지도 그 부하가 영향을 미친다. 이번 저상탑차처럼 높이가 낮아 사람이 애초부터 고개를 숙이고 작업을 하게 되면 어깨, 요추 등에 걸리는 부하는 증가되므로 근골격계질환은 더욱 더 가속화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입주민처럼, 또다른 반대편에서는 택배노동자 또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함께 고려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대책이 하루 빨리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고 말했다.  

 

근골격계질환의 산재비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작업환경에 작업자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의 건강유지와 효율성을 함께 고려하여 작업자에 맞는 인간공학적 접근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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