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정부의 중대재해 처벌 강화 기조 속에서 조선업 협력사들이 ‘인증’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역량’ 중심의 체계 구축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외부 전문기관 ㈜이든커리어와 협력해, 협력사 안전담당자를 대상으로 ISO 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심사원 과정을 무료로 개설했다.
ISO 45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산업재해 예방 및 안전문화 내재화를 위한 국제 표준으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심사원 자격을 취득한 협력사 직원은 현장에서 직접 위험요인을 평가·관리하며 개선 활동을 주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원청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협력사 자율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산업재해 예방 역량과 안전문화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절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료 교육 넘어선 ‘하청 안전역량 고도화 모델’
이번 교육은 단순한 무료 프로그램이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협력사 안전역량 고도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든커리어는 지난 18~19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기술연수원에서 도장·비계·조립 등 고위험 공정을 수행하는 10개 협력사 19명을 대상으로 ISO 45001 인증 심사원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서는 ▲조직의 상황 분석 ▲운영 및 성과평가 ▲개선 활동 등 ISO 45001의 핵심 절차를 다뤘다.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현장 상황에 맞춘 실질적 위험요인 식별 및 개선 조치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협력사 직원이 심사원 자격을 취득하면, 원청의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 구조에서 벗어나 스스로 안전을 점검하고 개선을 이끄는 실질적 실행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통해 협력사는 위험요인을 조기에 인지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인력이 ISO 기준에 따른 평가·관리 역량을 보유하게 되면, 외부 컨설팅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자율적 안전경영 체계를 구축할 기반이 마련된다.
최우곡 이든커리어 대표는 “조선업 협력사들의 참여를 지속 확대해, 조선산업 현장에서 ISO 45001을 통한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원청-하청-전문기관 협력, 산업 전반으로 확산 기대
이든커리어는 향후 협력사의 요청에 따라 ISO 45001 인증 취득까지 무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금전적 부담이 큰 중소 협력사에게 안전경영 시스템 접근성을 높이고, 원청-하청-전문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안전관리 생태계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에서도 ISO 45001 심사원 자격 취득과 관련한 체계적인 교육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경영인증원(KMR)은 ISO 인증심사원 과정을 공개교육 형태로 정기 운영하며, 기업 현장의 안전보건경영체계 구축과 심사 실무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생산성본부(KPC)는 ISO 45001:2018 심사원 과정을 개설해, 심사원 후보자들이 국제표준에 따른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의 평가 및 개선 역량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관들이 심사원 양성과정을 운영하며 산업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이든커리어의 협력 사례는 단순한 무료 교육을 넘어 원청-하청-전문기관이 연계된 실질적 안전역량 내재화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