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화학 공장에서의 긴급 구조 요청.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탱크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 그리고 누구도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현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누가 일하고 있는가’를 모른다는 것은 단지 기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관리 실패다.
수년 전, 시카고 소방서의 유해물질 담당 관리자는 한 화학 제조업체로부터 긴급 구조 요청 전화를 받았다. 당시 해당 시설에서는 하청 근로자들이 사용 중지된 화학 처리 탱크 내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한 하청 근로자가 탱크 내부에 고립된 것이다.
119 구조대가 도착한 직후, 구조 작업에 필수적인 근로자의 이름과 탱크 진입 시간을 물었으나 현장에 있던 누구도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업체 관계자들이 소방관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유일한 정보는 탱크 내부에 갇힌 사람이 ‘남성’이라는 사실뿐이었다.
이 사례는 단순한 의사소통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 관리와 감독이 명백히 부실했음을 드러낸다. 이는 제3자 근로자 관리 시스템이 부실할 경우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례이며, 피해는 단순한 부상에 그치지 않는다. 근로자의 생명 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하청 근로자 안전의 복잡성
하청 근로자 안전은 근로자가 부주의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문제는 하청 근로자 관리 시스템 자체가 분산되어 있고, 미비하거나, 부차적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요 도전 과제는 다음과 같다.
▶ 높은 인력 교체율: 하청업체, 컨설턴트, 계약직 근로자들은 매번 다른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일하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종이 기반 시스템에 의존할 경우 특히 복잡하다.
▶ 고위험 작업: 하청 근로자들은 주로 고온 작업, 밀폐 공간 작업, 고소 작업 등 가장 위험한 작업을 수행한다. 이러한 작업은 수행 주체와 무관하게 엄격한 안전 규정과 허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 현장 프로토콜에 대한 낮은 이해도: 상용직 근로자와 달리, 하청 근로자는 작업장 고유의 위험 요소나 안전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이 정보의 부재는 이들을 포함한 주변인 모두를 위험에 빠뜨린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 관리는 종종 상용 근로자보다 낮은 우선순위로 여겨진다. 이와 같은 불균형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청 근로자 관리 실패의 진짜 비용
하청 근로자 안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는 단순한 신체적 피해를 넘어선다. 대표적인 결과는 규제 위반에 따른 법적 노출이다. 예를 들어, 미국 OSHA는 고온 작업에 대한 허가와 밀폐공간 진입에 대한 규정을 엄격히 요구한다. 고용주가 하청 근로자의 규정 준수를 보장하지 못하면 벌금, 소송, 작업 중단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OSHA의 기록 관리 기준에 따르면, 하청 근로자가 상용 근로자의 감독 하에서 부상당한 경우, 해당 고용주는 이를 기록해야 한다.
하청 근로자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기업의 회복력 또한 크게 저하된다. 철저한 하청 안전 프로그램은 단순한 위험 회피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요소다. 사고는 생산 중단, 평판 손상, 투자자 및 고객의 신뢰 붕괴로 이어지며, 그 여파는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상용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 사이의 이중 안전 시스템
많은 기업이 상용 근로자의 안전 관리에 적용하는 기준을 하청 근로자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하지는 않는다. 상용근로자의 안전 관리조차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하청 근로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하청 근로자 안전에서 중요한 질문은 “누가 책임지는가?“이다. 답은 명확하다. 원청과 하청, 둘 다 책임이 있다. 하청업체는 장비와 자재의 위험성을 근로자에게 교육해야 하며, 적절한 PPE 착용과 현장 규칙 준수를 보장해야 한다. 반면, 원청업체는 해당 규칙을 하청 근로자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이들이 이를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이는 밀폐 공간 위치나 화학물질 저장소와 같은 현장 고유 위험 요소에 대해 특히 중요하다. 이런 정보는 사전 교육 없이는 공유되지 않으며, 사고 위험이 커진다.
더 안전한 현장을 위한 모범 사례
하청 근로자 안전을 강화하려면 전반적인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효과적이다.
▶ 가시성 확보: 누가, 어디서, 어떤 자격으로 작업 중인지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모든 고위험 작업에는 허가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
▶ 교육 및 훈련 실시: 하청 근로자도 작업 전 반드시 화학물질 위험, 비상 대응, 허가 요구사항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중앙 집중형 시스템 도입: 엑셀, 종이, 이메일은 비효율적이다. 중앙 관리 시스템은 협업과 문서화, 감독을 개선한다.
▶ 이해관계자 관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도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이들과의 신뢰 구축은 안전문화 강화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위의 모범 사례를 실현하기 위해선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다. 현대적인 하청 근로자 관리 시스템 및 허가 소프트웨어는 채용, 교육 문서화, 실시간 허가 상태 추적, AI 기반 문서 검증 등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한다. 일부 솔루션은 행정 업무를 90%까지 줄여 안전 담당자가 핵심 업무인 사고 예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은 EHS 관리자에게 현재 누가, 어디서, 어떤 조건에서 작업 중인지 즉시 보여준다.
하청 근로자 안전은 부차적인 과제가 아니라, 작업장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기업의 명예를 지키는 핵심 과제다. 탱크에 갇힌 근로자의 사례는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이제 기업은 사후 대응형 모델에서 사전 예방형 안전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하청 근로자 관리 시스템을 운영 전반에 통합하고, 명확한 소통, 지속적인 교육, 기술 기반의 가시성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소속이 다르더라도 누구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 본 기사는 EHS Daily Advisor의 기사 'Trapped in the Tank: A Wake-Up Call for Contractor Safety'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