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패널 구조·인화성 물질로 진화 난항... 화학물질 취급 작업장 안전관리 중요성 부각

ⓒ금오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2단계로 격상하고, 소방 헬기와 고성능 화학차 등 다수의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어 진화 작업중이다./사진- 독자 제공
ⓒ금오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2단계로 격상하고, 소방 헬기와 고성능 화학차 등 다수의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어 진화 작업중이다./사진- 독자 제공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고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화재는 타이어 제조 산업의 핵심 공정인 정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경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정련 공정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 내 고무 예열장치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불꽃으로 인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장 상황 분석에 따르면, 화재가 빠르게 확산된 주요 원인으로 두 가지 요인이 검토되고 있다. 첫째, 공장 내부에 생고무 등 다량의 인화성 물질이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 건물 구조가 샌드위치 패널로 이루어져 있어 화재 확산을 가속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공장 건물 일부가 붕괴되었으며, 소방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한때 내부 진입대원을 철수시켰다.

 

화재 발생 당시 공장에는 약 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으며, 전원 긴급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20대 남성 직원 한 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진화 작업 중이던 소방관 두 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초기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나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자 곧바로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오전 10시에는 전국 소방 자원을 동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했다. 현재 소방 헬기와 고성능 화학차 등 다수의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고무의 특성상 완전 진화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재 발생으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 라인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화학물질 취급 작업장의 화재 예방을 위한 핵심 안전수칙

이번 화재 사고처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유사 및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잊지말아야 할 핵심 안전수칙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첫째, 인화성 물질 취급 시설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는 사업주로 하여금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정련 공정과 같이 고온·고압 장비와 인화성 물질이 함께 사용되는 공정은 중점관리 대상이 되어야 한다.

 

둘째,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사업장의 경우, 공정안전보고서 내용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 화학물질을 다량으로 취급하는 작업장은 공정위험성 평가, 안전운전 계획, 비상조치계획 등을 포함한 공정안전보고서를 작성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셋째, 위험물 저장 및 취급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인화성 물질은 적정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장소에 보관하고, 화재 발생 시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방화구획을 설치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0조는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에서의 화기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세부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넷째, 비상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대피로를 항상 확보해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 400여 명의 직원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중요한 시사점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4조는 사업주가 비상시 대피훈련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부서별, 층별 대피 계획을 수립하고 훈련해야 한다.

 

다섯째, 화재에 취약한 건축 구조의 보강 또는 대체를 검토해야 한다. 샌드위치 패널은 비용 효율적이고 시공이 용이하여 산업 시설에 널리 사용되지만, 화재 시 급속히 연소되고 유독가스를 발생시킨다. 위험물 취급 시설은 내화구조로 설계하고, 기존 시설의 경우 방화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보건 전문가들은 "화학물질 취급 작업장에서는 설비의 정기적인 점검과 함께, 작업자들의 안전의식 향상이 중요하다"며 "특히 고온 장비 사용 시 주변 인화성 물질 관리와 작업 전후 안전 확인 절차가 철저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화수 유출로 인한 하천 오염 우려

한편, 이번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소방수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외부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 중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어나, 소화수 유출로 인한 하천 오염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2차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산업 현장에서는 산업용 흡착패드를 사전에 구비하여 화재사고 발생 시 유출된 화학물질이 주변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는 방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타이어 제조업체를 비롯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들은 자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화재 예방 및 초기 대응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화성 물질과 고온 장비가 함께 사용되는 작업 환경에서는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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