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 사이렌/출처-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사이렌/출처-고용노동부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20분경,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한 견본주택 해체공사 현장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근로자 A씨(60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사다리를 이용해 구조물을 철거하던 도중, 약 1.2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며 발생했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반복되는 사다리 사고…‘낮은 높이’에도 방심은 금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사다리 작업 중 추락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로 1~2m 내외의 낮은 높이에서 발생했으며, 원인은 발을 헛디디거나 사다리 자체의 파손·미끄러짐 등이다. 최근 5년간 이러한 사고로 인한 중대재해자는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고는 '사다리가 위험해서'라기보다는 '위험한 방식으로 사용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전전문가들은 반복적인 안전교육과 작업자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광주 사고 역시 이러한 반복적인 위험요인이 드러난 사례로, 일상적으로 간과되기 쉬운 낮은 작업 높이에서도 철저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작업자들의 안전 의식 향상과 기본 안전수칙 준수가 사고 예방의 핵심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식 사다리,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사용법

ⓒ이동식 사다리 작업안전수칙/출처-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이동식 사다리 작업안전수칙/출처-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반복되는 추락사고 가운데 상당수가 사다리 작업 중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현장에서 이동식 사다리의 올바른 사용법과 안전수칙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이 제시한 '이동식 사다리 사용에 관한 기술지침'은 사다리 사용 환경과 작업 방식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기술지침에 따르면, 이동식 사다리는 일반적인 작업장 전반에 사용되는 장비가 아니라, 비계나 고소작업대 등의 설치가 어려운 협소한 장소에서의 경작업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작업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높이는 3.5m 이하로 명시돼 있으며, 이를 초과하는 작업은 사다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사다리는 반드시 평탄하고 견고하며 미끄럼이 없는 바닥에 설치되어야 하며, 작업자는 2인 1조로 협업해야 한다. 특히 작업용 사다리는 A형 사다리만 허용되며, 최상단 발판과 그 하단 디딤대에서는 작업을 금지해야 한다. 작업자의 무게 중심이 사다리 상단에 위치할 경우 전도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다리 미끄럼 방지 및 넘어짐 방지 조치는 필수다. 고정 장치를 설치하거나, 미끄럼 방지 패드를 사용하는 등의 조치를 사전에 취하지 않으면, 사용 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사다리는 접근용 도구일 뿐 작업용 발판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반복되는 추락사고의 대부분이 안전수칙 미준수에서 비롯되는 만큼, 작업 전 안전 점검과 정확한 사용법 숙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고는 장비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해 대한산업안전협회 관계자는 "작업자가 스스로 안전을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라며 "교육을 통해 안전을 몸으로 익히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사고, 끊으려면 문화부터…‘작업자 중심’의 교육과 실천이 핵심

반복되는 사다리 추락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규격이나 사용법 교육을 넘어, 작업자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행동 중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협소하거나 임시성이 강한 작업장에서 자주 쓰이는 이동식 사다리는 사용 방법의 숙련도와 함께 순간적인 판단력이 사고 예방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실제 산업현장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각광받고 있다. 대한산업안전협회를 비롯한 민간 기관들은 현장 경험 기반의 체험형 안전교육, 실시간 시뮬레이션 훈련 등을 도입해, 작업자들이 단순히 ‘듣고 끝나는 교육’을 넘어 ‘몸으로 체득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소작업 등 사다리 사용이 많은 작업 환경에서는, 작업 전 위험 예측과 동료 간의 상호 확인을 유도하는 참여형 교육 방식이 실제 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한산업안전협회가 교육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교육 이후 ‘작업 전 점검’과 ‘보호구 착용’ 실천율이 2배 이상 높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처럼 안전은 단순한 규정의 준수가 아닌, 문화와 습관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작업자 스스로 ‘안전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실천형 교육과 안전문화의 내재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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