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일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사람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자격증만 있다고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사람의 능력이나 경험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다.

책만 보고 공부해서 자격증은 취득 할 수 있겠지만, 자격증이 있다고 똑같은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분야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직장의 업무에 신경을 쓰야 한다.

직장인들이 자신을 계발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직장이다. 직장에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 지식은 책에서 얻을 수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는 책에서 얻기 어렵다. 일을 하면서 배우고 노하우도 쌓을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얻는 지식이 살아있는 지식이다. 진짜 공부다.

일을 통하지 않고, 책만 보고 얻은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이 된다. 세상 일은 특정한 하나의 지식이나 하나의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책을 보지마란 말이 아니다. 당연히 책은 열심히 봐야지.  책을 통해 기초지식과 전공지식을 얻어야 한다.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진짜 내 것이 될 수 없다.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책에서 공부한 내용을 실무에 적용해 봐야 한다. 즉, 일을 하면서 책에서 본 지식을 마음껏 적용하고, 응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책에 나오는 내용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고, 또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된다.

물론, 세상은 책에 나오는 내용과 다른 것들도 많다. 

책에서는 대개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없다. 실무에서는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비정형화되고 복잡 다양한 현상을 정형화된 문제로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에 책에 나오는 내용을 이용해서 풀 수 있다.

문제를 만드는 것은 책에서 배울 수 없다. 직장에서 바닥부터 박박 기면서, 즉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수준 높은 업무까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

직장에서 어느 직급까지는 책에서 배운 내용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 상사가 문제를 만들어 주고, 본인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장과 같은 리더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복잡한 현상들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문제를 만들어 부하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낮은 직급일때는 업무 처리 능력이 우수하던 친구가 상급자로 진급하고 나서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복잡한 현상들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해 문제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문제를 만들어야 부하직원들이 풀 수 있는데,  문제를 만들지 못하니 그 팀 전체의 업무가 꼬이는 경우가 허다 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될까? 이런 친구들을 대개 낮은 직급일 때 직장의 일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을 수 있다. 상급자가 만들어준 문제를 풀면서 자신의 실력이 최고인 줄 착각하고, 그 이상 고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실제로 책에 나오는 내용만 달달 외어서 주어진 문제만 신속하게 풀면 전문가라고 착각하는 친구들이 있다. 물론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 문제를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문제가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전문가는 비정형화된 복잡 다양한 현상들의 핵심을 파악해 정형화된 문제로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다.

전문가 회의에 참석해보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교과서의 내용을 어떻게 적용할 지 몰라서 전문가를 불렀는데, 책에 나오는 내용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책에 나오는 내용은 책을 찾아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진짜 전문가는 교과서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형화된 문제로 만들어서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쌓고, 지식을 재정립하고, 관련 분야의 정보를 서로 연결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많은 책을 읽고, 의미를 되새겨 보고, 다른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현장을 경험해 봐야 한다.

직장 생활을 오래한 엔지니어들 중에도 프로젝트 때마다 헤메는 친구들이 있다.

이전에 동일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수십 건 수행한 경험이 있음에도 여건이 조금 달라졌다는 이유로 맥을 짚지 못한다. 다시말해, 복잡한 여건들을 정리해서 풀 수 있는 문제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런 친구들이 팀의 리더가 되면 어떻게 될까?

팀이라는 배는 산으로 갈 것이다. 만약 이런 친구가 의욕이 충만하다면, 더 심각한 일이 일어난다. 팀원들을 엉뚱한 일에 매진하게 해서 이 산으로 갔다, 저 산으로 갔다 할 것이다. 팀원들은 팀장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게 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직장의 일을 제대로 챙겨야하며,  결국 이런 사람들이 기술사와 같은 전문 자격증도 빨리 취득한다.

​그래서, 진짜 전문가는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잘 만드는 사람'인 것이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링크:
http://blog.naver.com/avt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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