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예방 가능했던 인재…스마트 안전 시스템 필요성도 제기”

ⓒ생성이미지-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생성 책임자: 김희경),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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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19일 오전 경북 청도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주변 작업자들을 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즉각 합동 조사에 착수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예방 가능했던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1903호)가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구간을 지나던 중 발생했다. 구조물 점검을 위해 선로 주변을 이동하던 근로자 7명을 열차가 덮쳐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코레일 소속 직원과 외부 전문업체 소속으로,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비탈면 구조물을 육안 점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9명이 탑승했으나 현재까지 탑승객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구간은 상행 선로를 이용해 상·하행 열차가 교대 운행 중이며,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 “곡선 구간·전기열차 특성…인지 어려웠을 가능성”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관리·감독 소홀 등 인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열차 접근 시 작업자들이 선로 주변을 이동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통상적으로는 열차가 완전히 지나간 뒤 이동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문구 을지대 안전공학 교수도 방송 인터뷰에서 “곡선 구간이나 터널 출구 등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지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관사가 발견하더라도 제동 시간이 충분치 않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방당국 역시 “사망·부상자들이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열차 특성상 소음이 크지 않아 접근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됐다면 피해 줄일 수 있어

숭실대학교 안전융합대학원 스마트안전공학과 교수이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회장인 이준원 교수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장의 안전관리 부실이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지만, 스마트 안전 시스템이 구축·운영되고 있었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작업자에게 위치 인식 센서를 부착하고, 열차 접근 시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거나 기관사와 관제실에 실시간 알림을 주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선로 위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곡선 구간·터널 구간처럼 시야 확보가 제한된 환경에서는 스마트 경보 체계가 사실상 유일한 안전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전기열차 보급으로 소음이 줄어들면서 작업자들이 접근을 청각적으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각·시각·진동 알림을 병행하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술은 이미 충분히 존재하지만, 구축 이후의 운영·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스마트 안전망을 단발성 장비 도입이 아니라, 상시 운영되는 관리 체계로 정착시켜야 한다. 이번 사고는 그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코레일 “절차상 문제 없다”…경찰 “관리 책임 조사”

코레일은 “사전 승인 절차에 따라 작업자 이동이 이뤄진 만큼 절차상 문제는 없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사고 당시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안전 감시원 배치, 대피 신호 체계 작동 여부, 기관사 고지 절차 등이 제대로 지켜졌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산업재해와 철도 안전사고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보다 촘촘한 안전 관리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특히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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