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생성 책임자: 김희경),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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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온 나라가 극한 강우로 인해 소란스럽다. 이제는 '괴물 폭우', '물폭탄'이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이전에는 겪어보지도, 예측할 수도 없었던 수준의 폭우다.

 

어떤 지역에서는 빗물펌프장의 제진기가 작동하지 않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고, 지하철 역사가 침수되며, 도로 옹벽이 무너져 차량이 매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로 인해 운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솔직히, 도로 옹벽이 무너져 차량이 매몰된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사고는 매우 안타깝다. 사고 전 여러 징후가 포착되어 시민들이 신고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옹벽 붕괴의 징후를 조속히 파악하고 하부 도로의 차량 통행만이라도 차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이제는 예측할 수 없는 이러한 물폭탄에 대비해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빗물받이 청소, 배수로 정비, 하수관로 준설, 배수펌프장 사전 점검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수시로 점검해야 하며, 장마나 태풍 전에는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하철 역사가 침수되었을 때, 배수펌프장 제진기가 작동하지 않았을 때, 하천이 범람했을 때, 지하차도가 침수되었을 때를 가정한 대응 방안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강우로 인한 피해 방지 대책은 필수적이다. 높은 물막이판을 설치해 지하철 역사로의 빗물 유입을 막고, 제진기를 여러 대 설치해 한 대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가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하천의 제방을 보강하고, 지하차도의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펌프 가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더 많은 비가 내리면 피해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하철 역사 침수 시 시민 대피 및 대체 대중교통 확보 방안, 제진기 고장 시 빗물 유도 방안, 하천 범람 시 2차 피해 최소화 방안, 지하차도 침수로 차량이 멈췄을 때 시민 탈출 방안 등을 사전에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극한 상황을 가정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

 

얼마 전 부산 연제구에서는 하수도 맨홀 뚜껑이 역류로 인해 열리며 한 여성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이 즉시 구조해 목숨은 건졌지만, CCTV 영상을 보면 매우 끔찍했다. 맨홀 상부까지 물이 가득 차 있었고, 빠른 유속에 다리가 하수관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만약 관경이 더 컸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누가 이곳 맨홀 뚜껑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겠는가? 누가 사람이 그 안으로 추락할 것이라 상상했겠는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일부 건설기술인조차 맨홀 뚜껑이 열리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강우에도 많은 곳에서 하수가 역류하고 맨홀 뚜껑이 열렸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하수 맨홀 뚜껑 아래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맨홀 뚜껑 개방으로 인한 보행자 추락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지하차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 출입 차단 시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침수 시 차량이 멈춰 선다면 비상 탈출 사다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이를 설치하고 있다.

 

이렇듯 각종 시설과 분야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늘 말하지만, 계획이 계획대로 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계획이다. 우리가 가정한 조건을 벗어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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