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작업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소다. 이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에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비치하고, 이를 근로자에게 교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MSDS 정보 제공과 교육은 여전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는 최신성이 떨어지고, 교육은 이론 위주에 그쳐 실질적인 안전 확보에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한안전교육협회는 ‘MSDS 키오스크’를 본격 도입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대한안전교육협회, MSDS 키오스크 본격 도입
대한안전교육협회는 산업현장의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MSDS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MSDS 키오스크는 ▲화학물질명 검색 ▲위험성 및 응급조치 안내 ▲작업별 맞춤형 MSDS 제공 ▲GHS 라벨 출력 ▲TBM 회의자료 활용 ▲비상시 대응요령 등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필요한 기능을 통합한 디지털 시스템이다.
작업자는 키오스크를 통해 자신이 다루는 화학물질 정보, 응급조치 방법, 보호구 착용 요령 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TBM(Toolbox Meeting)이나 위험예지훈련 등 사업장 환경과 작업 특성에 따라 실시하는 작업 전 안전점검 활동의 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사업장별 다양한 안전보건 활동의 효율성과 참여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화학물질 정보의 추가·수정·삭제가 간편하고, 클라우드 연동을 통해 실시간 정보 관리와 공유도 가능하다. UI/UX는 비전문가와 현장 근로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설계됐으며, 다국어 지원 기능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확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관리자 전용 기능을 통해 공지사항 전달, 비상연락망 안내 등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도 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MSDS 키오스크 도입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안전문화 정착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디지털 전환의 실질적인 첫걸음”이라며, “향후 전국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테크 수서역 적용 사례
현장에서도 시스템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코레일테크는 2023년 10월, 수서역 지하 작업장에 MSDS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근로자들은 업무 시작 전 키오스크를 통해 작업별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창고 정리 시 주의사항이나 화학제품의 응급조치 방법 등을 손쉽게 열람하고 있다.
김광남 코레일테크 시설관리반장은 “청소용품마다 성분이 달라 교육할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전산장비가 생기면서 직원 모두가 안전을 더 신경 쓰게 됐다”고 말했다. 작업자 안병은 씨는 “청소할 때 사용하는 세제가 다양해서 독성이 강하지 않을까 걱정한 적이 많았지만, 키오스크 덕분에 조심히 다뤄야 할 물건을 구분할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장 만족도 향상을 전했다.
코레일테크는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을 통해 키오스크를 설치했으며, 이 사업으로 참여 협력업체의 사고 사망자는 2021년 9명에서 2023년 3명으로 감소했다. 근로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도 평균 89.76점을 기록하며 키오스크 시스템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MSDS 키오스크는 MSDS 확인 시간을 단축시키고, 모든 작업자에게 표준화된 안전 정보를 동일하게 제공함으로써 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법적 요구사항 이행과 현장 점검 대응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기 교육 콘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안전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MSDS 키오스크는 향후 산업현장의 디지털 안전관리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