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일터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새로운 산업안전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추진 중인 '안전서비스디자인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17일 산단공에 따르면, 이 사업은 기존의 하향식 안전관리를 넘어 근로자의 심리와 행동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참여'와 '맞춤화'다. 서비스디자이너가 현장을 방문해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근로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위험요소와 개선 요구사항을 직접 청취한다.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적용 단계에서도 근로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대구국가산업단지의 한국고분자 사례는 이러한 접근방식의 효과를 잘 보여준다. 상품 적재 높이 제한과 크레인 무게중심 조절이라는 안전 솔루션은 현장 근로자들의 참여로 도출됐다. 추지훈 전략기획실장은 "근로자 참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왔다"며 현장 중심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녹산국가산업단지의 비엔스틸 사례는 더욱 흥미롭다. 형식적으로 배치됐던 소화기를 근로자들의 제안으로 실제 필요한 장소에 재배치하고, 시인성 높은 표지판을 설치했다. 또한 지게차와 작업자 동선을 분리하는 바닥 유도선 설치로 이동 안전까지 확보했다.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은 "이 사업은 단순한 안전시설 개선이 아닌, 근로자가 주도하는 안전문화 혁신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참여하는 안전한 산업단지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2021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20개 기업을 지원했으며, 산단공은 내년에도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형식적인 안전관리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이 혁신적인 시도는, 산업안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