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생성 책임자: 김희경), Gam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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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현장에서 연락이 왔다. 압송관로 노선이 추가되었는데, 공기밸브를 설치할 공간이 협소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설계상의 공기밸브 도면대로 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해결 방안을 문의하는 전화였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른 회사 소속이지만, 우리 회사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업관리 현장에 있는 친구다. 나는 이렇게 시공 전에 문제를 미리 문의해오는 것을 매우 환영한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대안을 검토하고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장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해 시공을 완료한 뒤에 물어온다면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최악의 경우 이미 시공된 부분을 뜯어내고 재시공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대안


친구가 보내온 도면을 검토한 결과 압송관로가 작은 하천을 횡단하면서 공기밸브가 필요해진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대안은 공기밸브 설치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당초 설계된 공기밸브 설치 위치는 하천 횡단 이전 지점으로, 그곳은 공간이 협소했다. 하지만 공기밸브를 반드시 해당 위치에 설치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조금 더 넓은 공간이 확보된 지점으로 옮기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천 횡단 이후의 지점으로 공기밸브 위치를 변경하면 된다. 이를 위해 압송관로 종단을 조정하거나 변경하는 방식으로 설치 위치를 이동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대안은 공기밸브를 설치하지 않는 방안이다. 이는 공기밸브의 흡배기 기능을 자연유하 관로로 넘기는 방법이다. 압송관로는 작은 하천을 횡단하는 구간이므로 그 길이가 매우 짧다. 따라서 압송관로의 경사를 조정해 관로 내부에 공기가 쌓이지 않도록 설계하면 된다.

 

하천 횡단 이전 구간은 시점인 맨홀펌프장 쪽으로 상향 경사를 두고, 하천 횡단 이후 구간은 종점인 자연유하 관로 쪽으로 상향 경사를 두면 공기가 정체되지 않게 된다. 자연유하 관로의 사용율이 10에서 30퍼센트 수준으로 여유가 많기 때문에 압송관로에서 배출되는 공기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압송관로로 공기 유입이 필요할 경우에도 자연유하 관로 내부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결국 공기 흡배기 기능을 반드시 공기밸브가 담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를 미리 인식하는 고수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이를 수습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고수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미리 인식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법을 안다. 이번 사례에서 친구는 공기밸브 설치가 어려운 문제를 시공 전에 발견해 내 도움을 받아 해결했기에 고수라고 할 만하다.

 

공간이 협소한 곳에 무리하게 공기밸브를 설치하려 했다면, 시공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인접한 시설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친구는 문제를 미리 발견해 문의했고, 우리는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문제 인식의 중요성


모든 것을 내가 다 알 필요는 없다. 실제로 다 알 수도 없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미리 인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사전에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나 역시 내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협업이야말로 건설사업관리의 진정한 가치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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