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 수소?
블루 수소와 비슷한듯 하지만,
전혀 다른 물질
화석연료에서 추출하여 만든 수소를 '그레이 수소'라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기술을 이용해 만든 수소를 '블루 수소' 라고 한다. 청록수소는 블루수소의 일종이다. 하지만 블루 수소보다 진일보한 수소이다.
블루수소의 문제점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만들때 상당량의 메탄이 대기중으로 빠져나가며, 그 가운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는데 있다. 하지만 청록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하되 이산화탄소를 기체상태가 아닌 고체상태로 분리해낸다.
청록수소는 블루수소에 비해 생산과정에서 전력도 더 적게 소모하며, 수소생산공정에서 포집된 고체탄소는 타이어의 원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이나, 이차전지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인조흑연의 원료로 활용될 수도 있어 블루수소처럼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암반지층과 같은 지하공간에 저장할 필요도 없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그린수소가 더 이상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수소경제시대에서 그린수소의 생산량은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청록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의 반응기에 주입하고 열분해하여 수소를 만든다.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는데, 독일의 화학회사인 바스프(BASF)는 청록수소를 상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려면 앞으로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청록수소를 생산할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은 BASF(독일), 헤이저(호주), C제로(미국), 모놀리스(미국) 등이 있지만 청록수소를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는 미국의 모놀리스(Monolith)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2012년에 설립되어 2020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내브래스카 주에서 청록수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독자 개발한 반응기로 천연가스를 열분해하여 청록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규모는 수소 5,000톤, 고체탄소 15,000톤 규모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2월 24일에 미국 정부로부터 10억 400만달러 규모의 에너지 대출 승인을 받아 자금을 확보했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인근에 2공장의 증설을 계획 중이다. 2공장의 생산규모는 1공장을 훨씬 초과하여 연간 수소 6만톤, 고체탄소 18만톤이나 된다. 한국의 SK는 청록수소 및 고체탄소 생산을 위해 모놀리스와 국내 합작법인을 추진 중에 있으며, 신설되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고체탄소는 SK에서 생산중인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재 핵심소재인 인조흑연에 사용할 계획이다.
청록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플라즈마 기술이다. 이미 미국과 동유럽국가들은 플라즈마 개질기를 이용하여 합성가스를 제조하거나 수소생산설비에 적용해 왔다. 플라즈마 기술에는 열플라즈마와 아크플라즈마와 마이크로파 플라즈마가 있다. 모놀리스는 아크플라즈마를 이용하여 청록수소를 생산한다.
현재 플라즈마를 이용한 열분해 기술특허는 일본이 41%로 가장 많고, 미국이 25%, 유럽이 13%, 한국이 12%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열플라즈마와 아크플라즈마 기술수준은 독일기술대비 80% 수준이며, 마이크로파 플라즈마기술은 매우 뒤처져 있다.한국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와 가스공사에서 연구를 수행한바 있으며, ㈜바이오프랜즈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가스개질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크플라즈마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기중의 산소로 인해 전극이 급격히 산화해 버린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전극없이 작동하는 전자파 방전을 이용하는 마이크로파 플라즈마 기술이 개발되었다.
전자파 방전을 이용하면 비교적 저온에서도 손쉽게 플라즈마를 만들수 있고, 활성입자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용기에 전자파를 유입하고 공명조건을 만들어 주면 전극이 없어도 전자파 플라즈마가 1기압에서도 쉽게 발생한다. 마이크로파 플라즈마는 적은 에너지로도 많은 양의 물질을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한국에서 마이크로파 플라즈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는 그린사이언스라는 곳이 있다. 이 업체는 이 기술를 이용하여 폐수처리, 석탄가스화, 이차전지 소재 등을 생산한다. 마이크로파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하면 공장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오염물질을 제거할수 있고,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오염물질도 제거할수 있으며, 완전연소가 가능한 소각로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플라즈마란 무엇인가. 물질은 온도에 따라 상변화를 일으킨다. 고체를 가열하면 액체로, 액체를 가열하면 기체로, 기체를 더 고온으로 가열하면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즉 기체에 에너지를 계속 가하여 높은 에너지 준위에 이르게 되면 기체분자는 원자로 해리되고, 전자와 양전하를 갖는 이온으로 이온화된다. 이때 전자와 이온들의 운동에너지가 재결합에너지보다 크면 전자와 이온들은 전기적인 중성으로 환원되지 않고 전기를 띤 전자와 이온화된 기체의 형태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전기를 띤 이온화된 기체와 중성원자들이 서로 어울려 있는 준 중성의 이온화된 기체를 제4의 물질인 플라즈마라고 한다.
플라즈마는 전자기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하는 중성기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상태가 늦게 발견된 이유는
어떤 물질을 고온으로 올릴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태양과 같이 중력이 큰 별은 플라즈마 상태가 흔하게 발생하지만 지구는 태양에 비해 중력이 매우 작다. 따라서 플라즈마 상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만℃ 이상의 매우 큰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고체를 액상으로 만들거나, 액상을 기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1분자당 0.01eV정도의 에너지를 가하면 된다. 그러나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를 분리시켜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하는데에는 1원자당 1~30eV(eV:전자볼트 로 입자물리학에서 쓰는 에너지의 단위다. 전자 하나가 1볼트의 전위를 거슬러 올라갈 때 필요한 에너지를 말한다. )의 3000배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이크로파 플라즈마는 진동수 2.45GHz에 의해서 작동되는 마그네트론(Magnetron)이라는 전자파 발진장치에 의해서 유지되며 전형적인 마이크로파 플라즈마의 전기장의 세기는 30V/cm이다. 마그네트론에서 발진되는 전자파를 도파관(Wave guide)을 통해 여기(Excited)시키고 공명조건을 만족시키면 1000~2000℃ 의 온도에서도 쉽게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파 플라즈마는 1기압에서 GHz 영역의 마이크로파로 고효율의 균일한 플라즈마를 형성시킬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마이크로파 플라즈마는 진공장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DLC(Diamond loke coating)코팅, 고효율 소결(Sintering), 폴리머 활성화 기술 등에 사용해 왔다.
수증기를 이용하여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SMR(steam methane reforming)방식은 LNG를 개질할 때 수소와 일산화탄소가 3:1의 비율로 만들어지고, 수성치환반응에서 일산화탄소를 이산화탄소로 변화시키면서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4:1로 만들어지는데 마이크로파 플라즈마기술을 적용하면 개질과 수성치환반응을 한번에 끝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천연가스를 마이크로파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개질하면 수소생산과 더불어 산업계에서 유용하게 생산할 수 있는 카본블랙을 덤으로 얻을 수도있다. 현재 정부는 이 기술을 이용하여 일기준 수소1톤, 카본블랙 3톤을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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