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시마다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이 있고, 이런 시설들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부서가 있다. 그리고, 부서내에는 파트별로 담당자들이 있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자체 직영이나 공기업 또는 민간 위탁 운영의 형태로 구분되기도 한다.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 운영부서에 근무한다고 모두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중에는 오랜 기간동안 고민하고 연구하며 근무한 전문가도 있다. 나도 여러 도시의 업무를 하며 이런 전문가분들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 사업을 할때 이런 운영 부서 담당자분들의 참여가 아주 저조하다. 오랜 기간 시설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시설 계획을 할 때부터 반영하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로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 부서와 운영 부서가 구분되어 있다보니 서로의 칸막이를 넘지 못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사업 부서에서 운영 부서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들 입장에서만 이야기한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런데, 운영 부서에서 '자기들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을 계획하는 이유는 성능이 우수한 시설을 만들어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즉 운영을 하기 위함이다.
운영 부서에서 자기들 입장, 즉 운영자 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 부서는 당연히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운영 부서에서는 기존 시설을 운영하면서 발생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잘 알고 있다. 사실상 아주 소중한 정보다. 사업 부서에서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자문을 받아야 한다.
설계해서 공사해 줄 테니, 운영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이 설계하고 공사를 하는데 왜 운영자들이 불평불만이 많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설계하고 공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전문가가 아닐 수 있다.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과 같은 시설의 운영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래서 운영자들이 불편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운영 부서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실력이 우수한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사업 초기 계획 단계부터 그들을 참여시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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