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실수
"아, 내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실수를 했어. 미안해."
정말 실수일까. 정말 아무 근거없이 무심코 튀어나온 실언일까.
갑자기 뜨악하는 상대의 반응을 보며 순간적으로 당황한 것이다. 어떻게든 수습하려다 보니 '실수'라는 말로 자기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다.
2. 일상의 대화
사람은 누구나 말실수를 한다. 지금 내뱉는 말 한마디를 위해 어젯밤 1차 원고작성 마치고 리허설한 후, 좀 전에 2차교정의 수고까지 거친 것은 아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머리속에 떠오르는대로, 의식의 흐름따라 편하게 나눈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일상의 대화가 더 무섭다. 필터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속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3. 갑툭튀
"나는 저 흉악 범죄자가 너무 좋아."
말실수하는 사람치고 이런 황당한 말을 꺼내는 사람은 없다. 상상조차 해보기 힘든 희한한 단어나 문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내 입으로 튀어나오기는 힘들다.
한번쯤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거나, 겉으로 드러내는 포지션과 실제 속마음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우연한 기회에 마음속 꽁꽁 감추어 두었던 그 속내가, 고압전류 안전장치 결함을 뚫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다.
4. 댓가
의도치않은 말 한마디의 댓가는 엄청나다. 말실수라는 제목으로 급한 불을 모면하려 들 수 있겠지만,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절대 듣기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우와, 정말 쇼킹이다. 우리 팀장님이 저렇게 남녀차별하는 분이었단 말이야!!"
5. 선의
억울하게 느낄 수도 있다. 나의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상대를 공격하거나 비난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왜 내마음은 몰라주는지 원망스럽다.
선한 의도, 악한 의도를 기준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팩트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선한의도를 가진 자신의 행동은 무조건 옳고, 자신이 악당이라고 규정지은 저 사람의 행동은 전부 미심쩍고 나쁘다고만 본다.
6. 인정
일단 인정부터 해야 한다. 내 마음 어딘가 그런 안좋은 생각이 숨어있었나 보다, 예전에 내가 가졌던 그 생각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나 보다, 나도 은근히 그런쪽을 바라고 있었나 보다...
나쁜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다고 계속 고집만 부리면, 상대의 상처도 깊어지고 자신도 더 나쁜 빌런이 되어간다. 그런 실수가 한번 두번 겹치다보면, 어느새 실수같았던 그 멘트를 당당하게 내뱉기 시작한다.
7. 반성
인정한 후 진심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 말실수를 들은 사람에게도, 마음을 담아 좀 더 솔직한 사과를 해야 한다. 자신도 말표현을 넘어 정말 마음속 생각자체를 바꾸려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내일이 있다.
"김대리, 어제 술자리에서 아버지없는 사람은 역시 버릇이 없다고 한말은 정말 미안해. 김대리 들으라고 한 말은 당연히 아니었고, 그 멘트 자체도 말이 안되는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우리 부모님이 평소 그런 말을 자주 하시곤 했는데, 나도 모르게 주입이 된 것 같애. 앞으로 절대 그런일 없도록 조심할테니, 내가 또 그런 멍청한 소리하면 꼭 따끔하게 알려줘. 다시 한번 사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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