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포착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때, 제일 먼저 결정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과연 어느 수준까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에 대한 선택이다.
이번 기말고사 수학시험 범위에 대한 문제유형만 달달 외워도 점수는 꽤 많이 올릴 수 있다. 대신 근본적으로 수학실력 자체를 레벨업시키고 싶다면, 훨씬 전문적인 분석과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2. 뿌리케기
뿌리까지 파헤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하게 끝을 보고야 말 것이라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사실이 전부가 아닐 때가 많다. 얽히고 섥힌 케케묵은 일들까지 들춰내며 손볼 각오를 해야 한다.
수학과목 자체가 막연히 마음에 안들 수도 있고, 수학선생님이 무서워서 수학생각만 하면 치가 떨릴 수도 있다. 잘해보고는 싶은데 기초가 부족해서 이해가 안갈 수도 있고,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을 수도 있다. 비염이 심하거나 요통이 심해 책상에 앉아 집중하기가 고역일 수도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까지 하나하나 따져보며 관련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예리한 통찰력과 안목이 중요하다. 지금껏 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대충 보아서는 핵심을 찌르기 어렵다.
3. 적당히 해도 괜찮아
그런데 모든 문제를 그렇게 확실히 고쳐야만 할까. 부엌은 완벽하게 청결해야 한다고 믿으며 아무리 쓸고 닦고 하더라도, 돌아서면 식탁유리에 먼지 한톨이 보인다. 하루종일 알콜로 문질러도 끝이 없다. 식탁위에서 간이식 수술을 할 것이 아니라면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
적당히 해도 괜찮다. 빵에 먼지 좀 묻어있어도 안죽는다. 유통기한 하루이틀 넘어갔다고 절대 못먹는 음식도 아니다. 소화기 약한 사람은 배 아프고 그냥 설사한번 하면 끝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 내 마음속에서만 지구가 멸망할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4. 관해
의학적인 내용중에 '관해'라는 용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암이나 갑상선이상에 많이 쓴다. 우리 몸에 어떤 병이 생기면 약을 쓰든 수술을 하든, 초전박살 확실히 박멸하여 해결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해결해야만 하는 병이 있고, 그럴 필요가 없는 병이 있다.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병도 있다.
암은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병이니 그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큰 암덩어리를 잘라내고, 암세포가 튀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 언저리를 화학요법으로 1차 박멸한다. 자잘한 암세포가 민들레 홀씨처럼 여기저기 퍼졌을 지도 모르니 항암제와 몇가지 약을 써서 최대한 억제한다. 그게 전부다.
이 정도 했으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5년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발뒤꿈치에 암세포 2개가 몰래 숨어있다고 한들 신경 안쓴다. 내 몸에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이런 판단과정이 바로 '관해'다. 안정권 이내라서 그냥 두어도 별 문제가 안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5. 비용대비 효율
비용대비 효율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정신적 물질적 댓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으면 밀어 붙이고,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으면 스톱이다.
냉철한 안목과 판단력이 중요하다. 어느 선까지 손을 보면 적당한지, 내버려 두었을 때 벌어질 일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살펴보아야 한다.
들어가는 비용에만 눈이 뒤집혀, 예상되는 뻔한 위험을 외면하면 안된다.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타협의 여지없이 아낌없는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6. 마음의 병
합리적인 결정 못지않게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바로 마음문제다. 더 파고들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냥 귀찮아서 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 이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웬지 불안해서 더 철저히 덤비는 사람도 있다.
귀차니즘이든 완벽주의든 모두 병이다. 꼭 고쳐야 할 마음의 병이다. 그 병을 바로잡지 못하면 모든 행동은 핀트가 어긋난다. 철저해야 할 일을 소홀히 흘리고, 적당히 해야 할 일을 3년째 붙들고 있다. 둘 다 틀렸다.
내가 어떤 일을 처리할 때마다 주위사람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MBTI에서 T타입이라서 논리적이고 F타입이라서 사람들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다. 내 뜻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그렇게 생겨 먹은 운명적 결과가 아니다. 나에게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회상하며, 내 마음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야 게임이 끝난다.
*사당동이수역 경희은한의원 https://blog.naver.com/thyroid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