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주의 철거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 시민 재해로, 뉴스를 통해 숨진 이들의 가슴아픈 사연이 밝혀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건설현장의 안전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게 하고 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사고가 예전에도 있었음이 알려지면서 책임소재만 추궁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사고의 재발방지에 대해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느 사회문제가 그렇겠지만, 특히 안전보건분야의 문제들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는 일터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정답' 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타래처럼 엉켜서 도무지 해결할수 없다고 느껴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많은 계층의 사람들, 즉 정부와 지자체, 사업주, 근로자들과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여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라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많은 안전보건관련 전문가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에 발생한 광주건물 붕괴사고 원인에 대해 얘기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그들 중에서 「토목시공 기술사」이면서 「토질 및 기초 기술사」이자 공학박사인 「㈜이례건설」 권태호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공학자 시선에서 붕괴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과 사고를 유발시키는 우리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붕괴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

1.건물 뒤편  토압을 발생할 수 있는 토사 증축한 문제

권태호 대표는 건물 뒤편에 토사를 증축하여 발생하는 토압이  건물쪽으로  주동토압상태로 발생하게 되어,  그 영향으로  건물이  도로쪽으로 전도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2.작업장비가 건물 뒷편 토사 위에서 작업을 한 것

또다른 이유로 "장비가 뒷편 토사 위에서 작업을 하므로 전압쪽 즉, 도로쪽 전압을 발생시켜  도로쪽으로 전도할 수 있다"고 말하며, “만약 건물이 장비쪽으로 전도하면 장비 기사는 방어로 그 건물을 밀어 내면서 도로쪽으로 전도 시킬 것이 아닌가? ”, “또한  작업을 하면서 바퀫이 도로쪽로 측압을 시키지 않겠는가?”라며 사고의 유발가능성을 언급했다.

 

3.건물철거 작업의  방법 문제.

 다음으로는 철거작업의 방법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했는데, "모든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는 부분이 구조물의 하단 부분인 경우에서 하단부분의 기초부분을 보강하는 것도 부족한데, 상측 부분을 철거하기 전에 하단 부분의 기초부터 철거하는 경우에 하중의 접지압은 얼마나 감소되었으며, 이에 측면 토압 +작업 측압+활하중(바람 하중)에 견딜수 있는가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가장 중요한 사고요인으로 사료되며, 철거 작업 방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건물이 도로쪽으로 전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고 말하였다. 

 

 

전체적 우리사회의 문제점

1. 기술자들의 문제

기본적인 구조적 이론이 부족하고 경험만 믿는 현상의 기술자들, 즉 타현장에서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여도 이상없었다는 식의 경험만을 믿는 기술자들에 대해 언급하며, "현장마다 구조 토질 건물 상태 등에 따라 구조적  방향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기술자들이 문제일수 있다"고 말했다.

 

2.사회 제도의 문제

사회 제도의 문제점도 이야기 하였는데, 이론과 경험을 충분히 가진 기술자를 현장소장 및 책임자로 배치하여 실무를 진행하여야 하지만, 현재의 기술인협회등 실무경험만으로 특급기술자로 인정하여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토질이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현장에서 일한 경험만으로 경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 즉 그 현장에서 공사를 담당하였는지, 자금을 관리하였는지는 관계없이 경력만으로 특급 기술자을 인정하는 현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3.기술사 보단 박사학위를 먼저 인정하는 사회분위기

권대표는 의학분야에서는 박사학위보단 관련 분야의 전문의를 먼저 인정하는 것을 예로 들으며, "박사 학위 취득후 경험을 쌓은 상태로 전문의를 도전하여 자격을 취득한 경우, 의학분야의 최고 권위로 인정한다” 라며, “ 마찬가지로 기술사들 또한 박사학위에 경험을 더하거나 또는 관련 학과 졸업후에 경험을 쌓고 기술사에 도전하여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는데, 현 사회에서는 이상하게도 기술사보다 박사학위가  우위에 있다는 점과 언론방송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할때 조차 이론만 아는 박사들을 위주로 토론이 진행되는 것 또한 문제”라며 현장의 여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전문가들을 우선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4.공사 대금의 문제 

 마지막으로 "현재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되면 무조건 건설회사만 추궁을 하는데, 현 입찰제도가 최적가 입찰을 요구하며 이명박정권때 만든 실적 단가를 적용하는 것이 단시간에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작업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고 지적했다. 여기서 실적단가는 각 현장에서 같은 공종에 투입된 단가를 조사하여 평균을 나눈 값을 말한다. 
권대표는 “실적 단가를 적용한 상태에서 80프로 낙찰을 받으면 일단 건설회사는 투입비의 20프로가 적자되는 것이 아닌가? 그럼 최소의 비용을 사용하여 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럼 기술자나 안전의 정도가 어찌되겠는가?”라며 현 입찰제도에서부터 문제가 있음을 말했으며, 인재들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행해지고 있는 잘못된 제도부터 개선 및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내년부터 중대재해법이 시행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올해 정부는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예년보다 사업장의 관리 감독과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일부 단체들은 관련 법안의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이번에 일어난 광주의 붕괴사고는 물위에 떠 있는 빙산의 일각일 뿐, 수면아래에는 더 많은 위험들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많은 안전과 관련된 전문가들은 또다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록 더디더라도 잠재된 원인들을 하나씩 하나씩 철저하게 찾아내어 현실을 반영한 실제적인 대책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빨리 빨리' 해결하려는 속도보다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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