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지난 16일 경기도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에서 고가도로 옆에 위치한 약 10미터 높이의 옹벽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에는 시간당 최대 80mm의 폭우가 예보되는 등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었다.


붕괴된 옹벽은 도로를 지나던 차량 두 대를 그대로 덮쳤고, 이로 인해 차량이 잔해에 매몰되면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A씨가 사고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10시께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오후 4시경, 같은 구간의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는 지름 수십 센티미터 규모의 포트홀이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옹벽 붕괴 사고의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인을 추정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보강토 옹벽은 흙 속에 보강재를 삽입해 토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물로, 성토 구간이나 도로 옆 사면에 설치된다. 그러나 비가 올 경우, 특히 집중호우 시에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붕괴 위험이 커진다.

 

가장 큰 원인은 배수 문제다. 강우로 인해 옹벽 뒤쪽으로 물이 침투하면 수압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데, 이때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막혀 있을 경우 침투수가 배출되지 못하고 구조물 내부에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토압과 수압이 증가하고, 옹벽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해 붕괴될 수 있다.

 

사고 발생 약 3시간 전인 오후 4시경, 같은 구간의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는 지름 수십 센티미터 규모의 포트홀이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추정컨대 포트홀로 다량의 빗물이 침투하여 옹벽에 수압이 작용하였고, 배수가 되지 않아 붕괴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뒤채움재의 품질이 낮거나 세립분이 많은 토사를 사용할 경우,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포화 상태가 되기 쉽다. 이로 인해 전단강도가 저하되고, 침하나 들뜸, 균열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뒤채움재가 충분히 다져지지 않았거나 보강재의 길이가 부족한 경우에도 강우에 의한 토압을 견디기 어려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기초지반의 지지력이 부족하거나,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사면 안정성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위험 요소가 된다. 그 외에도 옹벽 자체의 구조적 결함이나 시공상의 문제, 혹은 노후화로 인한 내구성 저하가 원인으로 추정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기철에는 게릴라성 폭우가 자주 발생하므로, 보강토 옹벽의 설계와 시공 시 배수 계획, 뒤채움재 관리, 다짐 품질 확보 등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비가 올 때 보강토 옹벽이 붕괴되는 것은 단일 원인보다는 배수 불량, 시공 불량, 재료 문제, 구조적 결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검토와 시공 후 유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만약 이번에 붕괴된 옹벽이 높이 5미터 이상이고 길이가 100미터 이상이면,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에 해당된다. 유지관리 기관장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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