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꾸준함
사람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좋은 일이나 싫은 일이나,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야 속이 시원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호함은 사람을 답답하게 한다. 그 확실함이 꾸준함으로 이어지면 신뢰가 생긴다.
출근시간 잘 지킨다고 다른 일까지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 사람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2. 신뢰
어느 내과 원장님이 계신다. 나이도 지긋하고 실력도 좋은 분이다. 환자분을 위할 줄도 알고, 늘 최선을 다하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환자가 별로 없다.
"권원장, 우리 병원에는 왜 환자가 별로 없을까?"
하루는 꽤 진지하게 물으셔서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원장님 골프 좋아하시쟎아요.
빨간날 앞뒤는 꼭 휴진하고 골프투어 떠나시고,
가끔은 평일에도 오전이나 오후 제끼고 골프치시구요.
진료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환자입장에서 신뢰가 안 생길것 같애요."
3. 불신
실제로 그렇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AS까지 생각하게 되는데, 이벤트 할인행사를 주욱 벌인 뒤 어느날 갑자기 폐업을 한다. 한의원들도 1~2년을 못넘기고 이전하는 곳이 너무 많다. 망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한다.
자연스럽게 환자들은 동네병원에 불신을 가지게 된다. 지금 내 앞에서 하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인지, 믿고 따를만한 말인지 확신이 안선다.
4. 확실
의심많은 환자분이 진료 받으러 오신 적이 있다. 메모까지 해가며 내 설명을 열심히 들으셨고, 친절하게 설명 들었다며 감사하다고까지 했다.
"그 설명이 정말 확실한 말씀인가요? 인터넷에는 다른 말도 많던데요..."
말미에 이 말씀을 10번 반복하신다.
이 자리에서만 20년넘게 진료하고 있다고 했다. 45억이면 몰라도 45만원은 거짓말하고 야반도주하기에 좀 적은 금액이라는 농담도 했다.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몸에 이상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시면 된다고 했다. 그제서야 빙긋 웃은 후 의자 등받이에 편히 기대셨다.
5. 믿음
인생살이 자체가 워낙 불확실하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길 지 아무도 모른다. 내 마음도 하루에 열두번씩 변하는데, 나 아닌 남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3일씩 연락끊고 잠수타는 연인을 믿을 수 없으니, 남산에 자물쇠를 채워 변함없는 사랑의 징표로 삼는다. 아직 김대리 성실성에 확신이 없으니, 출근시간 잘 지키는지 열심히 지켜본다.
불확실한 불안은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불안이 사라지고 서로 단단한 마음의 끈으로 연결되어야 관계가 튼튼해진다. 믿음직스런 사람들과 함께 해야 효율이 올라가고 마음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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