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나 분석, 교훈의 도출, 그에 따른 개입 검토는 거의 전무한 상태,,
지난 1일, 이른 아침에 세종시 남세종 나들목에서 발생한 교통 참사 (7명 사망, 5명 부상)에 대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건설회사에 소속된 일용직 근로자들로 전북 남원시 건설현장에서 세종시 조치원읍 숙소로 돌아가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중 10명은 중국동포들이었습니다.
관련 사고를 바라보는 보통의 사람들은 이번 사고를 노면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무리하게 끼어들어 전복되었고, 안전밸트를 운전자만 하고 나머지는 안전밸트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상자가 컸다고 얘기합니다.
우리나라의 도로교통사고사망률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도로교통사고사망자수는 2000년 21.8명에서 2019년 6.5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한국의 도로교통사고사망률은 영국이나 일본의 두 배 이상으로 비교대상 국가들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높습니다.
어찌보면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교통사고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빗길 교통사고를 다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사고차량에 탑승해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이들이 건설현장에서 귀가하던 작업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기보다, 산업재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어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이기 이전에, 정확하게는 '출퇴근 산업재해'가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며, 이러한 사고는 우연히 한사람의 실수만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
하인리히 법칙
산업안전보건에서 유명한 법칙이 있는데, 바로 '하인리히 법칙' 입니다.
하인리히는 산업재해예방(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산업 안전에 대한 1 : 29 : 300 법칙을 주장했습니다. 이 법칙은 산업재해 중에서도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또 운 좋게 재난은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사건이 300번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것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예측 할수 있었고, 그 이전에 사고를 일으킬만한 전조증상들이 반드시 있었다는 것입니다.
뉴스기사에서 말하듯이, 경찰조사에서 말하고 있는 사고원인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단순사고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눈에 보이는 원인일 뿐입니다. 안전보건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은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큰 원인에 대해 더욱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사고는 오늘도, 내일도 또다시 일어날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통 산업재해,,
왜 무관심하게 된 것일까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한 이번 교통사고는 그간 안전보건분야에서 '근로자 안전'이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그 경계를 얼마나 한정하고 바라봐 왔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아래는 「세명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 강태선 교수의 SNS 글로서 사고 이면을 들여다 보고 근로자들의 안전을 생각할 때,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 소개합니다. (관련 내용은 사전에 허락을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 대한민국의 교통 '산업재해' 무관심에 관하여
2021.2.1. 이른 아침에 세종시 남세종 나들목에서 발생한 교통 참사(7명 사망, 5명 부상)에 대한 보도를 보자면, 과속이었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만 나온다. 정말 그게 사건의 전모일까 ?
그들은 아마 새벽 5시 즈음에 주거지인 세종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들은 늘 그렇게 어두운 새벽에 움직인다. 현장에 나가서 비를 만나면, 또 비를 뚫고 달려 숙소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겨울비, 잠시 낭패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내 모처럼 쉴 기회를 만난 그들은 서둘러 귀가했을 것이다. 모자란 잠이라도 늘어지게 자보자는 소망에, 귀가하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게 일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늘 과속이었으리라. 게다가 한 팀이 동행하므로 승합차는 만원이 아닌 날이 없었을 것이다.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에 이런 저런 수공구까지 꽉 들어찬 차량내부는 간신히 사람이 앉기도 버거웠을터, 안전벨트 착용은 언감생심이 아니었을까?
'교통 노동재해 방지'라는 제목의 어제 찜해둔 일본 후생노동성 뉴스피드가 불현듯 떠올랐다. 내용을 펼쳐본다. 아니나 다를까, "교통 산업재해의 60 % 이상은 운수교통업 이외에서 발생"이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최근 발행된 후생노동성의 「교통 산업재해 방지를 위하여」라는 자료인데, 헤드라인 밑에는 "교통 산업재해의 40 % 이상이 3차 산업에서 고객사 방문 등 과정에서 발생하고, 20 % (19.4%)가 건설업에서 노동자를 픽업하는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설명도 보인다. 그 아래에는 오늘 세종에서 있었던 사고와 거의 동일한 사고사례를 요약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른 아침 8명의 건설노동자가 현장으로 이동하다가 곡선 부분에서 미끄러져 충돌 7명 부상".
우리에게는 이런 통계나 사례 소개는 없다. 그냥 교통사고 전체 산업재해의 몇 % 정도라는 분석이 있을 뿐이며, 사고조사와 처리는 오직 경찰의 몫이다. 고용노동부도, 안전보건공단도 그 이상의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는다.
실제로 개선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17년에 버스 등 운수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근로기준법을 통해, 20년도에는 배달 등 플랫폼 노동자에 대하여는 조사와 대책 마련등이 있었고, 의미도 있긴 했지만 그 외 교통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나 분석, 교훈의 도출, 그에 따른 개입 검토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근로자의 교통 산업재해에 대한 대처가 이렇듯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교통사고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범위를 벗어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또는 "고용노동부 훈령에서도 교통사고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는 이유도 그와 관련되어 있다" 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측면에서 강태선 교수는 "교훈 도출과 예방을 위한 조사와 구체적인 통계 분석 조차없는 현황은 문제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확률은 높지 않겠지만 사업주를 처벌할 만큼의 책임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말합니다. 그에 대한 근거로 "사업장 밖일지라도 과도한 업무량 부과 등으로 사고 위험을 높이는 지휘/감독은 가능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강태선 교수의 SNS 글에 대한 댓글 중, 사업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알게 해주는 댓글이 있어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예전에 자신이 독일 BG출장을 갔을 때의 일화를 댓글로 작성하였는데, 그가 독일의 '헨켈'이라는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로, "회사브리핑을 하면서 본인들 사업장에 매년 80건의 사고가 나서 많은 예방 활동을 했는데, 예방활동 결과 75건으로 준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것이 생각난다"고 하면서 "그 80건은 출퇴근 교통사고였고, 그래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직원의 차량을 무상으로 주기적으로 검사해주고, 오일도 바꿔주는 것이 개선활동이었다" 라며, " 직원의 근로손실이 결국 회사의 손실이라는 의식이 우리와는 생각 자체가 다르다는 것에 정말 놀랐었다" 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문제를 문제로 보지않으면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알고 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다보면 시간이 더디더라도 결국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다수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를 바라보며, 산업안전보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안전에 대해 가져야 할 인식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매일 일어나는 교통사고 중, 교통 '산업 재해'에 대해 정부의 관계부처와 안전보건인들이 이제는 좀더 이전과는 다른 인식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이번과 같은 사고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이제는 함께 생각을 모을 때가 된듯 합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교통 산업 재해 방지를 위해'
인식의 변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아래 글은 본 글의 이해를 좀더 돕기 위해 일본 후생노동성의 「교통 산업재해 방지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자료를 번역기를 통해 번역한 것입니다.
자동차 등의 운전 업무에 노동자를 종사시키고 있는
사업자 여러분에게
교통 노동 재해는, 노동자에 의한 사망 재해의 약 2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이른바 청넘버로 불리는 사업용 자동차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일어나고 있어 일단 재해를 입으면 중대한 재해로 연결될 우려가 있습니다.
교통 노동 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트럭이나 버스·택시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드라이버 뿐만이 아니라, 이동이나 송영, 배달등을 위해서 자동차·오토바이·원동기장치 자전거의 운전 업무에 노동자를 종사시키는 모든 사업자가 안전에 대전을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교통 노동 재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 라인에 근거하는 대책을 진행하는 것 외에 시인성의 향상이나 계절·날씨등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교통노동 재해의 60% 이상은 운수교통업 이외에서 발생!
교통 노동 재해의 4할 이상이 고객처의 방문중 등 제3차 산업으로, 약 2할이 노동자의 송영중 등 건설업에서 발생하고 있어, 교통 운수업이 아닌 노동자의 여러분도, 교통 노동 재해 방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교통노동재해 12월 많이 발생!
교통 노동 재해에 의한 사망 사례는, 12월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적설이나 노면 동결 정보에 주의하는 등 계절에 따른 교통산업재해 방지대책이 필요합니다.
재해사례
1. 오토바이를 타고 방문 도중 (1명 사망)
방문 개호를 위해 이용자택에서 사무소에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도중 , 우측편을 달리는 트럭과 접촉.그 후 트럭의 뒷바퀴에 치여 30분 후에 사망.
2. 현장으로 향하는 도중 (7명 부상)
이른 아침, 노동자 8명을 태우고 건설 현장에 자동차 2대로 향하는 도중, 1대가 느슨한 커브의 동결한 노면에서 슬립해 가드레일을 격돌. 피하려고 한 후속 차도 맞은편 차선으로 뛰쳐나와 갓길로부터 전락.
3. 시설 이용자 픽업 중 (1명 사망 6명 부상)
사무소에서 돌봄서비스 이용자택으로 이용자를 픽업하던 중 신호가 없고 시야가 좋지 않은 교차로에 일시 정지하지 않고 진입해 좌측에서 트럭과 충돌했다. 이용자 1명 사망, 노동자 2명 포함 6명이 중경상처
4.신문 배달 자전거 (1명 사망)
동트기 전에 신문 배달을 위해 자전거로 국도를 비스듬히 횡단하던 중, 교차로를 청신호에 진입해 온 대형 트럭과 충돌해 사망.이재민은 안전조끼나 보호모를 착용하지 않았다.
후생노동성·도도부현 노동국·노동기준감독서 자료
모든 운전자를
교통노동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 이륜차 운전 대책
안전조끼 헬멧 착용을 철저히 한다.
우천시 맨홀등의 위에서의 슬립이나 말려들기 사고 등, 이륜차 운전시의 위험성등에 대해서 교육한다.
2. 시인성 향상
타 차량으로부터의 시인성 향상을 위해 이른 아침, 저녁 일찍 점등할 것을 권장.
3. 계절·날씨대책
적설이나 노면 동결 등에 대해 교통안전정보 맵 등을 활용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급핸들링', '급제동' 등 갑작스러운 동작이나 과속에 대해 주의를 환기한다.
4. 적정한 노동시간 등 관리·주행관리
·주행의 개시·종료나 경로에 관한 계획을 작성한다.
이른 아침 시간대의 주행을 가능한 한 피하고 충분한 휴식시간, 수면시간을 확보한다.
5. 교육 실시
다음을 포함해 고용시 등이나 일상적인 안전위생 교육을 실시한다.
·충분한 수면시간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
음주가 운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교통위험예지훈련에 의한 안전 확보
교통안전정보맵에 의한 실태파악
6. 기타
교통노동 재해 방지를 위한 관리자를 선임하고, 목표를 정한다.
운전자에 대하여 건강진단이나 면접지도 등의 건강관리를 실시한다.
이상기후나 천재지변인 경우 안전 확보를 위해 주행중지, 서행운전이나 일시대기 등 필요한 지시를 한다.
자동차 주행 전에 자동차를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 보수를 한다.
7. 교통노동 재해방지에 관한 의식 고양
교통사고 발생 상황 등을 기재한 교통안전정보 맵을 작성한다.
포스터나 표어를 게시하여 안전에 대해 항상 의식하도록 한다.
8. 점호 실시
피로, 음주 등으로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없는 우려가 없는지 승무개시 전에 점호로 확인한다.
9. 하역작업을 하게 하는 경우
운전자의 신체부하를 감소시키기 위해 필요한 용구 등을 비치한다.
교통 노동 재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조.
■교통노동재해를 방지합시다「교통노동재해방지 가이드라인」의 핵심사항
https://www.mhlw.go.jp/new-info/kobetu/roudou/gyousei/anzen/130912-01.html
■직장 안전사이트: 교통노동재해 현황과 방지대책
https://www.mhlw.go.jp/stf/seisakunitsuite/bunya/0000093057.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