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후진 중 50대 노동자 숨져… 차량과 사람이 뒤엉킨 현장, 끼임사고 막으려면?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2025년 7월 19일 새벽 3시 25분경, 강원 원주시의 한 물류센터에서 화물차가 후진 중 뒤에 있던 50대 근로자 A씨를 발견하지 못해 차량과 접안시설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후방 유도자가 없었고, 화물차의 후방 시야 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운전자의 부주의 가능성과 야간 작업 환경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후방 감지 장치 미비나 안전관리 절차 부실 등 안전조치 위반 여부를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기계와 설비 사이의 위험… 끼임 사고, 가장 치명적 재해 유형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유형 중 ‘끼임’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사고 163건 중 끼임 사고는 49건으로 전체의 30.1%를 차지했으며, 사망자 수 역시 171명 중 49명으로 28.7%에 달해 단일 사고 유형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계와 설비가 밀집된 제조업 환경에서 협소한 공간에서의 작업이나 기계 작동 중 발생하는 끼임 사고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끼임 사고는 대부분 생존 가능성이 낮고 중증 장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전 예방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고 유형으로 꼽힌다.
사각지대 없애는 어라운드뷰… 스마트 안전기술의 진화
KAIST가 개발한 스마트 건설안전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현장과 물류시설에서의 끼임 사고를 줄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어라운드뷰 기반 안전 감시 시스템과 작업자 충돌감지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어라운드뷰 장비는 차량이나 중장비 주변을 360도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운전자가 사각지대에 있는 작업자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에 AI 기반 센서와 결합된 충돌감지 시스템은 작업자가 위험 구역에 접근하면 경고음을 울리거나 장비를 자동 정지시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은 후진 차량과 설비 사이에서 발생하는 끼임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 야간 작업이나 복잡한 공간에서의 안전 확보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호수와 2인 1조 작업, 끼임 사고를 막는 기본 원칙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신호수 배치와 2인 1조 작업의 철저한 실행이다. 신호수는 후진 시 운전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주변 작업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위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대형 차량이나 중장비가 자주 이동하는 작업환경에서는 신호수가 사실상 작업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여기에 2인 1조 작업을 병행하면, 한 명이 기계를 조작하고 다른 한 명이 주변을 감시함으로써 위험요소를 사전에 인지하고 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인 안전체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방식은 설비가 밀집된 제조업이나 좁은 공간에서의 물류작업 등 끼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위험은 동선에 있다… 구조적 안전설계 필요
현장의 끼임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작업 환경을 구조적으로 안전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업구역을 명확히 분리하고, 불필요한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는 기본이자 핵심이다. 차량과 작업자의 동선이 혼재된 현장에서는 작은 부주의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람과 기계의 활동 영역을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 제조업 현장에서는 차량 통로와 작업자 통로를 유도선, 경고 표지판, 바리케이드 등으로 명확히 구분한 사례들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노란 유도선과 펜스를 활용해 각 동선을 구별하고, 교차 지점에는 시각적 경고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작업자와 운전자 모두가 위험을 사전에 인식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구역 설정은 단순한 현장 조치를 넘어, 작업 전 위험성 평가 단계에서 미리 반영될 때 더욱 효과적이다. 차량 이동 경로, 하역 위치, 인력 배치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안전조치를 계획하면, 예측 가능한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 개발 자료와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등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