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리튬 화재 나면?… 아리셀화재 1년 됐지만 ‘D급 소화기’ 지금도 없다
‘리튬·나트륨 화재 전용’ D급 소화기, 국내 인증 제품 0건…현장 대응력 여전히 공백 화재 1년 지나도 인증은 ‘제로’…소방 대응체계, 기술 검토만 반복 중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지난해 6월 24일 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금속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D급 소화기’에 대한 인증 제품은 여전히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튬 등 금속 성분이 포함된 배터리 화재에 효과적인 장비가 사실상 전무해, 유사 사고 발생 시 초동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지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D급 소화기 인증을 받은 제품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기술원 관계자는 “인증 신청은 접수됐지만, 아직 승인된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D급 소화기는 리튬, 나트륨 등 금속성 물질에 발생한 화재에 특화된 소화기로, 일반적인 분말이나 이산화탄소 소화기로는 오히려 화재를 확산시킬 수 있어 별도의 등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소방안전체계에서는 금속화재 대응 장비에 대한 기준과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화성 공장 화재는 리튬 배터리 등 발화성 물질이 다량 포함된 상태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대규모 피해를 초래했다. 당시에도 D급 소화기의 부재로 인해 초기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화염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화재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소방당국은 “관련 기술 검토와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장 대응력 확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소방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대응 가능한 장비가 마땅치 않은 실정”이라며, “제도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또 다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