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아닌 실천이 바꾼 현장”,, 산업안전상생재단, 자율안전관리 우수사례 세미나 성료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중소 전문건설사의 자율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촉진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이 공유됐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이사장 안경덕)은 지난 29일 서울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전문건설업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우수사례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 공종을 대표하는 전문건설사의 실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 세미나는 공정 간 유기적 연계와 다단계 도급구조, 단기 운영이 일반적인 전문건설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마련됐다. 특히 전체 건설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공사비 50억 원 미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가 여전히 형식적이라는 점에서 중소사업장의 자율적 안전체계 정착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안경덕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전문건설업은 구조적으로 재해에 취약하다”며, “재단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우수사례를 지속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정부에 제안함으로써 현장 기반 안전문화의 제도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날 특별강연에 나선 김인우 안전보건공단 건설안전실장은 2025년 건설업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자율안전관리 정착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기반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단속 중심의 사고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안전문화로 전환해야 하며, 자율안전관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기술·조직문화의 정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소규모 전문건설업체의 여건을 고려한 ▲실질적인 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 ▲스마트 기술 기반 안전장비 보급 ▲일상적 위험성 평가 정착을 강조하며, 공공 발주기관과 민간 사업주 간 협력 구조 마련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 2부에서는 기계설비, 토목, 철골, 전기설비 등 주요 공종을 대표하는 중소 전문건설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특히 각 발표는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자율안전관리체계’에 초점을 맞춰 구성됐다.
4개 공종의 사례 발표…“안전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주)신성이엔지 김장성 이사(기계설비)는 본사와 현장 간 안전방침 일체화를 위해 ‘안전공감캠페인’을 운영하고, 작업 전 협의체계와 주간 교육 일지제 등 일상 관리 프로세스를 제도화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관리자뿐 아니라 일반 작업자의 자율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안전공감카드’를 활용한 소통 플랫폼을 구축한 점이 주목받았다.
삼호개발(주) 송원요 차장(토목)은 시공 전 단계부터 위험요인을 도면에 반영하고, 공정별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계획·시공·점검까지 연결하는 ‘선제적 위험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한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작업자와 관리자가 함께 리스크를 설계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실질적 재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창기건(주) 유기현 과장(철골)은 H빔 고소작업 등 고위험 작업에 스마트 헬멧, 음성인식 경고시스템 등을 도입해 위험 발생 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스마트 안전장비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또 협력업체에 동일한 교육 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현장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협업 모델을 제안했다.
(주)삼영기업 민성훈 사원(전기설비)은 신입 직원의 현장 적응 과정에 맞춰 안전보건교육을 실무 중심으로 구성하고, 개인별 안전계획서 작성 및 발표를 통해 자율관리 능력을 향상시킨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현장의 변화는 관리자가 아닌 구성원 각자의 참여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은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된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정부에 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공종별로 특화된 실천 사례는 중소 전문건설사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현장형 교과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향후 다양한 공공사업과 민간 발주 사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단은 현대자동차 그룹 6개사의 출연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산업안전보건 전문 공익법인으로, 중소기업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수준별 지원 프로그램,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안전 디자인 지원, ▲교육 아카데미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세미나는 ‘자율안전관리’라는 개념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형식이 아니라 실천이 안전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자율관리체계 정착을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