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조직을 바꾼다.. HOP가 여는 새로운 안전문화

2025-05-29     김단아 기자
[AI 생성 이미지]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가상 이미지임. 실제 사고 현장이나 관련 시설과 무관함. /ⓒ 세이프티퍼스트뉴스(생성 책임자: 김단아), FREEPIK AI 활용.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조직의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기존의 방식은 종종 근로자의 행동을 통제하고 실수를 규명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부 조직은 인간의 본성과 조직 시스템 전반을 이해하려는 새로운 접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인간 및 조직 행동 기반 성과관리(Human and Organizational Performance)’, 즉 HOP다. 실수를 처벌이 아닌 학습의 기회로 삼는 HOP는 근로자와 리더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인간공학과 조직 심리학을 통합한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HOP는 근로자와 그들이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기업에 권장한다.

 

 

HOP란 무엇인가?

미국안전위원회(NSC)에 따르면 HOP는 “근로자와 리더가 서로와 조직으로부터 존중과 가치를 인정받는 일터로 이끈다”고 밝혔다. HOP 철학은 “실수는 인간의 본질이며, 조직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근로자의 선택과 행동에 큰 영향을 주고, 이는 결과적으로 작업이 일정 내에 안전하고 정밀하게 완수될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12명의 HOP 전문가 그룹은 ‘HOP Hub’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HOP에 관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인 안드레아 베이커는 HOP를 ‘회복력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과학을 활용하는 글로벌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베이커는 HOP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New View는 하나의 철학으로, 이를 수용하면 지역적 조직 문화가 변화하고 더 나은 시스템 설계로 이어진다고 언급했다.

 

NSC는 “HOP는 단순히 안전과 보건만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개선하기 때문에 위험을 인지하고 이해하며 대응하는 능력도 강화된다”고 밝혔다.

 

 

HOP의 핵심 원칙

NSC는 HOP를 이해하고 조직에 도입하는 데 있어 다음 여섯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한다.

1. 모든 사람은 실수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성실한 근로자라도 예외는 없다. HOP는 실수를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권장한다. 위반이란 고의적인 행동을 의미하며,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근로자는 문제 해결에 능하다. 조직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매일 주어진 업무에 적응해야 한다.

3. 맥락이 근로자의 행동을 좌우한다. NSC에 따르면, ‘맥락’이란 조직의 프로세스, 기대, 가치, 인센티브, 목표, 도구, 자원, 작업 조건, 교육, 사고방식, 문화 등을 포함하는 근로 환경의 총합이다. 근로자의 모든 결정과 행동은 이 맥락에 의해 좌우된다.

4. 실패에 대한 리더십의 반응이 핵심이다. 조직의 리더가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향후 사건, 아차 사고, 개선 아이디어가 공유되는 방식과 효과성에 큰 영향을 준다. 처벌 중심의 대응은 현재 사건에 대한 소통뿐 아니라 향후 사건 보고도 위축시킨다.

5. 책임 전가를 하지 말라. 책임 전가는 소통을 단절시키고, 정보 접근을 차단하며, 학습을 제한하고, 개선 노력을 억제한다. 리더는 사건 이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

6. 학습이 개선을 이끈다. 조직은 과거 안전사고를 통해 먼저 학습해야만 개선할 수 있다. 학습 없는 조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학습 문화를 가진 조직은 일상 업무에 학습 기회를 내재화할 수 있다.

 

 

HOP를 시작하는 방법

조직마다 HOP 개념과 원칙, 도구를 기존 시스템과 운영에 통합하는 방식은 다르다. NSC에 따르면 HOP를 시작하는 한 가지 방법은 사건 보고 및 대응 프로세스에 HOP를 통합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가 권장된다.

▶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보다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살펴볼 것. ‘왜’에 초점을 맞추면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 비난이 향할 수 있으나, ‘어떻게’는 시스템과 작업 환경의 취약점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사건, 실패, 실수에 관한 보고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HOP의 여섯 가지 원칙과 적절한 대응 기술 및 행동을 교육할 것

▶ 사건 대응 과정에는 충분한 학습 시간이 포함되어야 하며, 사건 대응이나 결론 도출 전까지는 임의적인 마감기한을 없앨 것.

▶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동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관습을 폐지할 것. 사건에 대해 배우고 이해한 이후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것.

▶ 사건 이후 사용하는 처벌적 언어를 학습 중심 언어로 대체하라. 예를 들어 “조사(investigation)”는 “사건 분석(event analysis)”이나 “사건 학습(event learning)”으로, “증인(witness)”은 “인터뷰 대상자(interviewee)”로, “증거(evidence)”는 “사실, 데이터, 정보(facts, data, and information)”로 대체하라.

HOP는 단순히 실수를 줄이기 위한 기법이 아니다. 근로자의 인간적인 한계를 이해하고, 조직 전반의 시스템을 재설계함으로써 보다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철학이다. 이제는 처벌이 아닌 학습을 통해, 그리고 비난이 아닌 공감을 통해 조직의 회복탄력성과 근로자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시점이다. 안전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 본 기사는 EHS Daily Advisor의 기사 'Back to Basics: Human and Organizational Performance'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