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일하기 37부 - 일의 시작과 종료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일의 시작은 실행 행위 자체가 아니라 기획(Planning)이다. 기획은 목표와 전략, 자원을 의사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을 마친 후에 계획(Plan)을 수립한다. 계획은 기획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일정별로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계획을 수립한 후에야 비로소 실행에 착수할 수 있다. 일의 종료는 실행 행위의 마침이 아니라, 성과 평가와 피드백이다. 성과 평가는 설정한 목표와 창출한 성과를 비교하는 것이며, 인과적 실행 프로세스에 대한 과정 평가도 필요하다.
성과 평가의 목적은 개선 과제 도출과 만회 대책 수립이라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깊게 생각하지 말고 즉시 실행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유로 ‘즉시 실행’이라는 정언적 명령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실행이 중요하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실행에 앞서 반드시 기획과 계획이라는 프로세스가 선행되어야 한다. 최소한 언제까지 어떤 기대 결과물을 성과로 창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목표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능도 수행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성과로 전환해 나가는 실행 과정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기대하는 결과물을 상태적 목표, 목표 조감도의 형태로 구체화한 뒤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상태적 목표와 인과적인 성과 창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일이 끝난 후에는 성과 평가와 피드백 프로세스를 또 하나의 독립된 과업처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추가 업무로 간주하고 불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그동안 업무 방식이 실무자가 업무 일정을 계획하고, 일을 수행한 뒤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상급자가 피드백을 주는 방식, 즉 상사 중심의 지시·통제 방식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에 익숙한 탓에 원래 실행자가 수행해야 할 기획과 성과 평가, 피드백 프로세스가 부가적인 업무처럼 느껴지고, 마치 불필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인식되기 쉽다.
이처럼 습관은 강력하며, 길들여짐은 무섭다. 시대와 환경이 달라졌다면, 기존의 습관을 개선하고 혁신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익숙한 방식을 옳다고 착각하며, 새로운 환경에 맞는 개선된 방법에는 저항하고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속된 말로,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던 산업사회, 성장 시대는 이미 종료되었다. 이제는 스스로 사고하고 주도적으로 일하며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성숙 시대, 디지털 지식사회이다. 공급자 중심, 상사 중심의 지시·통제 시스템은 이미 그 역할을 다한 상태이다. 지금은 수요자 중심, 실무자 중심의 자율·책임 경영 체제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제 상사는 리더로 혁신되지 않으면 조직 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부하 역시 성과의 주체자로 변화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상사와 부하라는 개념은 과거 시대의 유물이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과거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예전 방식을 PDS(Plan, Do, See & Feedback) 방식이라고 정의한다면, 새로운 방식은 PXR(Preview, causal eXecution, Review)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상태적 목표와 변동 변수 목표를 기획하고, 일이 끝난 뒤에는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 과제를 피드백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