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을 넘어, 실행전략으로"... 현대차 '바로제로' 기반 유기적 안전경영 체계 구축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현대자동차가 단순한 안전 캠페인을 넘어, 안전을 기업 경영 전략의 핵심 과제로 삼고 이를 체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내 안전 브랜드 ‘바로제로’를 중심으로, 정량적 안전진단 지표(H-SCI), 노사 TFT, 협력사 안전지원 등 전사적 안전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관리 수준을 넘어, 진단-참여-지원-성과평가로 이어지는 통합적 안전경영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특히 H-SCI, 노사 TFT, 협력사 지원 체계는 복잡한 시스템을 여건에 맞게 단순화한다면 중소기업도 참고할 수 있는 실행 모델로 볼 수 있다.
바로제로: 노사 합동 안전 브랜드의 출범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울산공장에서 노사 합동으로 안전 브랜드 ‘바로제로’를 공개했다. ‘바로제로’는 안전 수칙은 '올바로' 지키고, 위험 요인은 발견 즉시 ‘바로’ 소통하며, 사업장 내 위험 요소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브랜드는 노사가 함께 발표한 ‘안전 문화 조성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의 연장선에서, 중대재해 예방과 선진적 안전문화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재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전주·아산 등 국내 생산거점과 나아가 연구소, 하이테크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이동석 사장은 "바로제로를 통해 임직원들이 최고 수준의 안전을 현장에서 실천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안전 문화를 확고하게 정립하고, 대내외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가 안전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지속적 문화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SCI: 안전문화를 수치로 진단하고 개선으로 연결
2024 현대자동차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안전문화 지표 H-SCI를 활용하여 조직 구성원의 안전문화 수준을 정량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지표는 안전행동, 안전동기, 안전리더십 등을 포함한 9개 요인, 67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업장별 안전 인식과 태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H-SCI는 진단에 그치지 않고, 2년 주기의 정기 측정 → 안전문화 개선 전략 수립 → 관련 활동 추진으로 이어지는 실행형 구조로 운영되며, 안전문화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도입시, H-SCI와 같은 대규모 정량지표를 단순화한 형태로 시작할 수 있다.
노사 공동 TFT: 선언이 아닌 구조로 구현되는 참여문화
현대차는 노사 공동 TFT를 운영하며,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협력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2023년에는 노사 공동 안전선언문 발표와 함께 중대재해 예방 TFT를 본격 가동했고, 경영진과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실무 중심의 '안전리더 세미나'도 상·하반기 각 1회씩 열려 총 111명이 이수했다.
세미나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이슈, 우수 안전기술 사례, 경영진 안전방침 공유, 리더십 교육 등이 다뤄졌으며, 이는 TFT 활동과 연계되어 조직 내 안전 리더십과 인식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협력사 지원, 고위험군 점검부터 자율 예방체계까지
현대자동차는 1·2차 협력사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폭넓은 지원체계를 운영해왔다. 2023년 한 해 동안 1차 부품 협력사 192개사, 알루미늄 용탕 및 화학물질 납품사 등 고위험군 19개사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또한 LOTO, 지게차 안전센서 등 안전장치 지원과 함께 산업안전상생재단과 연계한 안전보건 교육, 연 2회 안전 아카데미, 안전세미나 등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이러한 활동은 단기 점검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가 자율적인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에 안전문화를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도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해 현장 맞춤형 점검과 교육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
중소기업에 적용 가능한 실행형 안전 가이드
현대차의 통합 안전경영 전략은 대기업 중심 체계이지만, 핵심 원칙과 전략 방향은 중소기업에도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자체 여건에 맞춰 실행 모델로 적용할 수 있다:
① H-SCI에 준하는 간이 진단표 개발:
→ 전 직원 대상 월간 안전의식 설문, 현장 위험 인식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안전 수준을 간단히 점검하고 개선 지표로 활용
② 현장 중심의 소규모 간담회 및 의견 반영 구조 마련:
→ 관리자와 실무자 간의 ‘월 1회 안전대화’ 등으로 작업 현장의 실제 위험요소를 공유하고 개선하는 문화를 정착
③ 공공기관 연계를 통한 협력 기반 강화:
→ 산업안전상생재단, 글로벌상생협력센터 등 외부 지원체계를 통해 맞춤형 교육, 컨설팅, 개선비용 지원 등의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
④ 성과지표(KPI) 기반 실행관리:
→ 현장 제안 건수, 교육 이수율 ▲개선 실행률 등 내부 지표를 설정해 안전활동을 경영성과와 연결
현대차의 시스템은 자금과 인력이 제한된 기업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안전은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조직문화이며, 여건에 맞춘 작은 실천이 지속 가능한 안전경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