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단상 - 회색 코뿔소와 산업 현장의 안전

보이는 위험을 외면하지 말자!

2025-03-07     윤중만 자문 위원
ⓒ이미지-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생성 책임자: 김희경), Chat-GPT 4o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를 이루며 세계적인 수준의 산업과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지만 안전 문제만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되는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등 이미 수많은 비극을 경험했다. 이는 결코 예측할 수 없는 ‘블랙 스완(Black Swan)’이 아니라,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회색 코뿔소(Grey Rhino)’였다.

 

회색 코뿔소 이론은 경제학자 미셸 부커(Michele Wucker)가 제시한 개념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 위기를 뜻한다. 코뿔소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이지만, 이를 무시하다가 결국 큰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안전 문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책임과 작업자의 안전 준수다. 경영진은 안전을 비용이 아니라 필수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작업자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준수가 필요하다.

 

 

경영진의 안전 투자, 선택이 아닌 필수

기업 경영진은 종종 안전 관리를 비용으로 인식하고 최소한의 투자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더 큰 손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2020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적절한 화재 예방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진의 안전 경시 태도는 결국 인명 피해와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불러왔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은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직원들의 신뢰와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과 사회적 비난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경영진은 안전을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필수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효과적인 안전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작업자의 안전 준수, 생명을 지키는 기본 원칙

경영진이 아무리 좋은 안전 정책을 마련하더라도, 작업자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많은 사고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는 작업자가 혼자 작업하는 구조적 문제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안전 장치가 미비했던 점도 큰 문제였다.

 

작업자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려면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다. 단순한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통한 체험형 교육과 정기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 준수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동료와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필수적인 행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매뉴얼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직 문화로 정착하는 안전 의식

안전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 일본의 많은 제조업체에서는 ‘안전 제안 제도’를 통해 작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안전 개선 아이디어를 제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경영진과 작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안전 협의체를 활성화해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안전 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법을 위반한 기업과 개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실질적인 안전 점검과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이를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필수적 투자

한국 사회의 안전 문제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우리가 회색 코뿔소를 외면해 온 결과다. 안전은 특정 기관이나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니다.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를 경영진과 작업자 모두가 인식할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안전 문제를 ‘회색 코뿔소’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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