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안전 7부] 항공 안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최근 발생한 일련의 항공 사고들은 우리에게 항공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다.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사고,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의 기내 화재 사고, 미국에서 발생한 민항기와 블랙호크 헬리콥터의 충돌 사고, 그리고 소형 민간 항공기의 추락 사고의 특징은 아직 조사 단계여서 추정이긴 하나, 공통적으로 뚜렷한 항공기 결함이나 인적 과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는 조류 충돌로 인해 시작된 일련의 연쇄적 사고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조류 충돌(Bird Strike)은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험 요소 중 하나이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조류 충돌 이후 항공기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로 인해 착륙 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속도 감속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로컬라이저 둔덕에 충격하여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참사로 이어졌다. 대량의 조류 서식지에 공항을 개항한 결정부터 조류 퇴치 활동, 조류 유인 시설 관리, 공항 내 장애물 관리 등 잠재해 있던 일련의 시스템적 문제들이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에어부산의 기내 화재 사고 역시 보조 배터리 화재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반적으로 보조 배터리는 많이 사용되다 보니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항공기의 상당 부분이 소실되는 대형 사고로 발전하였다. 이는 화재 감지 및 초기 진압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현재 항공기 내의 화재 안전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한, 승객들은 승무원들이 고지하는 위험물 관리나 기내 행동을 주의깊게 듣고 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일련의 사고들은 우리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해 왔던 사소한 위해 요소(Hazard)들이 어떻게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시스템적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개별적 위험 요소를 넘어서, 이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예상치 못한 재난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항공 관계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 요소를 조기에 탐지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교한 안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 관리 시스템(Safety Management System, SMS)을 통한 체계적인 위험 요소 분석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SMS를 기반으로 위해 요인을 조기에 식별하고, 위험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위험 요소가 현실적으로 어떤 형태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존의 안전 절차를 강화하거나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해 공항 주변의 환경을 철저히 관리하고, 조류 탐지 및 회피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 역시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다. 또한, 항공기 내 화재 예방을 위해 보조 배터리와 같은 고위험 물질의 관리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승무원의 실질적인 화재 대응 훈련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항공 안전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계자들은 물론 국민들 역시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작은 위험 요소도 간과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사소해 보이는 위험 요소들이 실제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보다 안전한 항공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도 항공기 탑승 시 위험 요소를 주의깊게 살피고, 기내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항공 관련 기관과 연구자들은 최신 사고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실질적인 안전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항공 안전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중요한 과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권보헌 교수/ 박사
현)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현) 한국시스템안전학회 회장
전) 대한항공 B777수석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