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전문화인가?] - 사람의 마음을 챙기는 사고예방 해법

- 안전문화는 안전관리체계를 기반으로 경영층, 관리감독자 및 근로자가 참여하는 활동 -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은 안전문화를 역동적으로 이끄는 핵심 활동

2025-01-09     양정모 자문 위원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한 해 산업재해로 인한 재해자는 13만 명이 넘고, 사망자는 2천 명이 넘는 수준이다. 또한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26조 원이 넘는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식은 설비적이나 기계적인 결함을 줄이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안전문화 조성이다. 안전문화라는 용어는 1986년 4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를 조사했던 IAEA의 국제원자력안전자문그룹(INSAG)이 작성한 ‘사고 후 검토회의 요약’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안전문화는 인위적 결과물, 표현되는 믿음과 가치 그리고 근본가정으로 구성

안전문화란 조직에서 안전이 우선시되고, 조직과 개인이 그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며, 이를 바탕으로 항상 자연스럽게 생각과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가능한 행동의 체계이다. 또한 안전문화는 개인과 집단의 가치관, 사물에 대한 태도, 감정, 전문기술, 기능 및 행동 패턴의 결과로서 윤곽을 파악하는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조사했던 IAEA의 국제원자력안전자문그룹(INSAG)은 다음 그림과 같은 Edgar H. Schein의 조직문화 모델을 안전문화 모델로 채택하였다. 그리고 안전문화가 인위적 결과물, 표현되는 믿음과 가치 그리고 근본가정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에 대한 예시로 근로자가 누구도 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관찰이 가능하므로 인위적 결과물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근로자가 안전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 것은 표현되는 믿음과 가치 그리고 근본가정이다. 따라서 안전문화를 조성하는 과정은 회사나 조직이 안전을 근본적인 가정과 표현되는 믿음과 가치로 삼아(안전 마음챙김, Safety Mindfulness) 사람들의 행동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새로운 안전문화(박영사)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Visible Safety Leadership)은 안전문화를 조성하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사항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요소들을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저자가 약 24년 전 모셨던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최고경영자는 작업현장의 근로자들을 직접 만나 사고사례 공유와 함께 위험요인에 대한 개선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TBM 활동을 하였다. 정기적으로 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Safety Stand Down 행사를 개최하였다. 매주 안전과 관련한 메시지를 제작하여 모든 근로자에게 전자메일과 핸드폰 메시지로 안내하였다. 본사의 안전 전담부서 주관의 중대산업재해 예방 감사자 양성교육 그리고 안전리더십 교육 결과를 보고받고, 모든 참석자의 수료증에 직접 서명을 하였다.

 

본사의 안전 전담부서가 시행한 안전감사 결과 보고를 직접 받고, 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칭찬과 함께 지속적인 개선을 당부하였다. 본사의 안전 전담부서로부터 건설 현장에 대한 정보를 받아 불시에 현장을 방문하여 안전감사를 시행하였다. 연간 핵심성과지표(KPI)에 안전과 관련한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와 후행지표(Lagging indicator)를 15% 반영하였다.

 

국내 및 해외 법인의 본사, 지사 및 사업소에 있는 법무, 인사, 재무 및 품질 담당 등의 임원들에게 한 달에 최소 8시간 이상 안전과 관련한 활동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고, 그 결과를 보고받았다. 주기적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서신을 작성해 모든 근로자에게 전자메일과 우편으로 안내하였다. 저자는 향후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 사례를 추가적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최고경영자는 근로자와 함께 TBM 활동 시행

최고경영자는 작업현장의 근로자들을 직접 만나 사고사례 공유와 함께 위험요인에 대한 개선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TBM(작업 전 근로자들이 모여 당일의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하는 소그룹 미팅 활동)을 하였다. 다음 그림은 최고경영자(사진 가운데 키가 가장 크시고 안전모, 안전화, 보안경 및 안전대를 착용하신 분)가 작업 현장에서 현장소장, 관리감독자, 근로자 및 안전전담 팀장과 함께 TBM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새로운 안전관리론(박영사)

안전문화 조성을 통한 산업재해 예방 활동은 생산과 안전을 분리하여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안전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안전관리는 생산과 품질 간 유기적이고 성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관심, 믿음, 리더십 및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술한 최고경영자는 필자가 오래전 모셨던 분으로, 안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도의 관심을 갖고 계셨다. 인터넷이나 신문지면을 통해 다양한 사고사례를 접할 때면 오래전 모셨던 최고경영자의 가시적인 안전리더십 활동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