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이 살아가는 법(Explain Pain)
통증은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사람들은 통증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니까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누구도 통증을 좋아하지 않는다. 통증이 생기면 빨리 없애고 싶을 것이다. 다리를 삔 후 치료를 받은 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속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허리가 아파 시술을 받았는데도 통증이 그대로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통증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통증을 그저 나쁜 것이 아닌, 삶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통증에 대한 많은 오해와 불필요한 두려움이 있다. 다행인 것은 통증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이를 이해하면 통증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통증의 위협이 감소하며, 통증이 개선된다는 점이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고, 때로는 부상당하기 전 위험을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우리가 다르게 움직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게 만들며, 치유에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은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만약 위험을 경고하는 통증 시스템이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부상이나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통증은 정상적인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통증 경험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불쾌하고 불편하지만, 이는 뇌가 위협적인 상황을 판단하는 훌륭한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은 신체 경보 시스템이 실제 또는 잠재적인 조직 손상에 대해 뇌에 경고할 때 발생한다.
통증은 모든 신체 시스템과 관련이 있으며, 통증에 따른 모든 반응은 보호와 치유를 목표로 한다. 만약 뇌가 통증을 느끼는 것이 생존에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예를 들어, 무단횡단 중 발목을 삐었는데 버스가 나에게 전속력으로 오고 있을 때), 부상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통증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즉, 관절, 근육, 인대, 신경,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어도 뇌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반면, 신체 조직, 신경 또는 면역 체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뇌가 당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아플 수 있다.
아래 그림은 드물지만 원숭이가 내 코를 무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코는 정말 아플 것이고, 남은 생애 동안 그 사건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후 동물원에 갈 때 그 일을 아들에게 자랑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코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 모임에서 계속 언급될 것이다. 이는 원숭이에 대한 가족의 생각을 바꾸고, 심지어 동요(“아빠는 원숭이에 코를 물렸데~ 아빠는 겁쟁이~”)의 주제가 될 수도 있다.
이 사람은 다른 동물이 얼굴 가까이에만 와도 두렵고, 코가 불편할 수도 있다. 혹은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군대 생활 중 고참에게 어깨를 각목으로 맞은 후, 5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맞았던 기억 때문에 어깨가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통증은 훨씬 더 가벼운 손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의 컴퓨터에 하루 종일 묶여있는 사람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통증은 유용한 기능을 하며, 불편함을 느끼면 일어나서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하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은 삶에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통증은 종종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통증을 두려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때로는 무거운 물건을 몇 천 번 문제 없이 들 수 있지만, 한 번 들었을 때 극심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아래 그림의 남자는 허리 통증을 겪고 있다. 그런데 왜 데카르트의 흉상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려고 할까? 데카르트는 마음과 몸의 분리를 주장한 프랑스 철학자다. 그의 이론들은 여전히 대부분의 통증 치료법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조직의 손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러나 이제는 몸과 마음의 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치료의 기초가 되는 더 나은 이론들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만큼 충분한 증거가 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지 않는 만큼, 통증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꿔야 한다.
자세로 인한 통증, 좌상 및 염좌 등으로 인한 통증은 조직의 변화와 관련된 '일상적인' 통증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통증이다. 뇌는 조직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치유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또 다른 이점은 통증에 대한 기억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뜨거운 냄비를 만져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면 다음부터는 더 조심하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원숭이에게 코를 물린 사건은 가족이나 사회 전체에 "동물원의 원숭이에게 코를 물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미래를 위한 보호 행동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증은 더 복잡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통증'이라는 단어는 슬픔, 외로움, 소외감과 같은 감정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랑을 잃은 아픔은 급성 요통만큼이나 쇠약하게 만들 수 있다. 모든 통증은 많은 생각과 감정적 요소를 동반한다. 따라서 통증에서 감정, 생각, 신념, 행동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지속되거나 퍼지거나 예측할 수 없는 통증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통증이 지속되고, 그로 인해 삶이 힘들다고 느낀다면 뇌는 신체가 어떤 이유로든 위협을 받고 있으며 보호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놀라운 통증 이야기 1
통증은 정말 놀랍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부상 당시 통증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심한 부상은 뇌로 쏟아져 들어오는 강한 경고 신호를 생성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환자가 경험하는 통증의 정도가 입은 조직 손상의 양과 반드시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다.
통증과 관련한 전쟁 이야기도 많다. 예를 들어, 흉부 엑스레이를 정기적으로 찍었던 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의 목에서 60년 동안 박혀 있던 총알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전쟁 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심지어 사지를 통째로 잃은 군인들이 거의 또는 전혀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심하게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불타는 집으로 달려가 아이들을 구했고, 이들은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업적을 이룬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부상이나 손상의 크기와 통증의 정도는 반대일 수도 있다. 종이에 베여 상처가 난 적이 있나요? 깊지 않고 손상도 크지 않지만, 정말 아프고 짜증이 난다. 상상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어떻게 종이로 베인 상처가 그렇게 아플 수 있는지 믿기 어렵다.
놀라운 통증 이야기 2
.요통과 두통은 인간에게 가장 흔한 통증 중 하나이다. 연구에 따르면, 요통의 경우 디스크 및 신경 손상의 정도는 통증의 양과 거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 중 많은 사람은 디스크가 부풀어 오르거나 신경이 눌려 있지만,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이처럼 조직의 많은 변화는 살아 있다는 것의 정상적인 부분일 뿐이며, 반드시 아플 필요가 없다.
더욱이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매우 기능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노인의 척추 엑스레이는 관절염 또는 퇴행성 변화로 설명될 수 있는 이상을 드러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통증 없이 매우 잘 움직일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통증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조직의 변화가 뇌에 의해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신체에 가해지는 극단적인 힘의 예시가 있다. 예를 들어, 축구 선수가 결정적인 골을 넣으면 팀 전체가 그에게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거의 1톤의 무게가 그의 몸 위를 덮치지만, 그는 기쁜 마음으로 벌떡 일어나 계속 달릴 것이다. 반면, 같은 축구 팀이 길을 걷는 사람 위로 뛰어내렸다면 많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또한, 상어에게 다리를 물린 서퍼들도 당시에는 그저 부딪히는 것 이상의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놀라운 통증 이야기 3
통증은 참으로 복잡하다.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이라고 불리는 잘 알려진 증후군이 있는데, 이는 아버지가 아내의 출산 중 진통을 겪는 증상이다. 일부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고통을 많이 겪을수록 더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심지어 어떤 아내들은 아이를 낳는 동안 실제로 남편을 돌보기도 한다.
침술은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침술은 중국인 남성이 중국에 있는 중국인 여성에게 시술할 때 가장 효과가 좋고, 중국인이 아닌 여성이 중국 밖에서 중국인 남성에게 시술할 때 가장 효과가 나쁘다고 여겨진다.
또한, 의학적 마취 없이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큰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많은 기록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메스가 피부와 근육을 가르는 동안 조직의 경보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통증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아플지 안 아플지 결정하는 것은 뇌이다.
* 참고자료 : EXPLAN PAIN(2ND), David Butler, Lorimer Moseley, Noigroup Publications(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