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식 혁명 4부- 전망이론과 휴먼에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근원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1. 전망이론(Prospect thoery)
여기에 확실히 8000만원을 얻을 수 있는 대안과 1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성공 확률이 85%인 대안이 있다. 당신은 어떠한 선택을 할것인가?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확실한 8000만원을 얻을수 있는 기댓값은 8000만원인 반면, 85%의 확률로 1억을 얻을수 있는 기댓값은 8500만원으로 전자보다 높다.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한다.
반대로 무조건 8000만원을 잃는 대안과, 85%의 확률로 1억을 잃는 대안이 있다. 전자의 기댓값은 8000만원이고, 후자의 기댓값은 8500만원으로 훨씬 손해가 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선택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대안을 선택할 때는 대부분이 위험회피성향을 보이지만 손실에 대한 선택을 할 때는 오히려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심리학자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여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발표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카너먼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효용함수 그래프를 이용했다.
상기 그래프에서 이익과 손실에 대한 수치는 같지만, 심리적 상실감은 손실이 훨씬 크다. 이익이 발생할 때 효용은 완만하게 증가하지만, 손실이 발생할때는 가파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이 발생할 때 증가하는 효용보다는 감소할때 상실감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성향으로 인해 인간은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경향이 크게 나타낸다.
2. 휴먼에러
그럼 카너먼의 전망이론을 휴먼에러에 적용해 보자.
휴먼에러를 세분화하면 의도적인 휴먼에러와 비의도적인 휴먼에러로 구분할수가 있고, 의도적인 휴먼에러는 자신이 잘못 알고 있는 지식과 규칙에 의한 착오와 고의로 인한 위반으로 구분할 수 있다.
휴먼에러의 대가인 제임스 리즌(James reason)은 휴먼에러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대부분의 인간공학자들은 휴먼에러에서 위반(Violation)과 착오(mistake)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휴먼에러에서 사실 가장 위험한 것은 의도적인 행동으로 인한 실수(mistake)이다. 왜냐하면 실수를 행하는 사람이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더 나쁜 쪽으로 일이 악화되기 쉽다.
Slip이나 Lapse처럼 사건 초기에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되면 즉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할수 있으나, 의도적인 행동은 그렇지가 못하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 때는 이미 늦여버린 시점이다.
조직의 안전문화가 중요한 이유
위반(Violation)은 조직의 룰과 규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는 것이다. 위반의 종류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행하는 1) 일상적인 위반(routine violation), 위반할수 밖에 없는 상황속에서 행하는 2) 상황적 위반(situational violation), 예외적인 긴급한 상황하에서 행하는 3) 예외적 위반(exceptional voilation)이 있다.
사람들이 위반을 하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1) 조직의 룰과 규칙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경우와 2)위반을 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위험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또 하나가 있다면 3)조직적으로 위험을 범할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큰 목표가 있어 위험을 피했을때 당하게 되는 불이익이 매우 큰 경우이다. 이러한 위반의 문제는 위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상적 위반이 만연화되어 있는 조직이다. 남들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주의를 주거나 벌을 주지 않는다면 누구나 쉽게 규칙을 위반할 것이다. 이것이 조직문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상황적 또는 예외적 위반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전망이론에서 살펴보았듯이 인간은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더 큰 위험을 무릅쓰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두엽보다 편도체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 어렵다. 따라서 조직은 아무리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직원들이 위반행위를 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휴먼에러를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시키고 조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사업장은 휴먼에러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여기에 휴먼에러가 많은 사업장의 12가지 특징이 있다. 당신의 사업장은 어떠한가.
휴먼에러가 많은 사업장의 12가지 특징
1. 서면화된 절차보다는 암묵적인 약속, 의사결정이 많다.
2. 시간에 쫓기면 규정, 안전은 후순위로 밀린다.
3. 실수를 조직 전체차원이 아닌 부서차원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4. 실수한 개인만을 질책한다.
5. 실수를 보고하지 않고 숨기는 것이 만성화되어 있다.
6. 대책을 말로만 세우고 본질적인 대책은 세우지 않는다.
7.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8. 세워진 대책을 보면 당사자 중심으로만 되어 있다.
9. 조직내 기록이 전수되지 않는다.
10.실패를 숨기거나 감싸주는 풍토가 만연하다.
11.실수에 대한 원인분석이 미흡하고 대책도 구체적이지 않다.
12.과도한 기업의 목표가 있다.
한국의 대부분의 사업장은 이 12가지 특징에 모두 해당할 것이고, 아무리 안전문화가 잘 정착된 조직이라 할지라도 50점을 넘기는 힘들 것이다.
오늘날의 휴먼에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
제임스 리즌은 오늘날의 대부분의 휴먼에러 문제는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라 조직적 사고(oganizational accident)'라고 했다. '모든 산업재해의 88%가 인간의 불안전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주장은 틀렸다. 오늘날 휴먼에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조직들의 안전의식혁명은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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