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전문가되기 64부 - 분류식 오수관로 시스템에서 불명수 관리가 중요한 이유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하천에서 고약한 악취가 났다. 하천의 물은 고여 있고, 색깔은 약간 누런 빛을 띄는 검은 색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분류식 오수관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아주 가까운 곳에 하수처리장이 위치해 있다.
분류식 오수관로가 설치되어 있으면 생활오수는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 비가 내릴 때 빗물은 우수관로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된다. 이때 우수관로 내부에 쌓인 퇴적물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오접합으로 인해 오수가 우수관로로 연결되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다. 즉, 하천으로 일부 생활오수가 유입될 수 있다.
하수처리장이 보급되고, 분류식 오수관로가 설치된 지역의 하천에서도 악취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맡아 본 하천에서 나는 냄새 중 최고였다. 나 뿐만 아니라 함께 간 이들도 “아이구, 냄새야. 너무 지독해”하며 손으로 코를 가렸다. 하천 주변은 공장이 밀집한 지역인데, 여기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고통이 느껴졌다. 날씨가 더운 탓에 악취는 더 지독하게 느껴졌다.
마침, 동행한 분 중에 이 지역의 하수처리시스템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 있어 하천에서 이렇게 지독한 악취가 나는 이유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원인은 바로 “불명수 유입” 때문이었다.
이 지역은 분류식 오수관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천시에는 빗물과 같은 불명수가 상당히 많이 유입된다고 한다. 실제 주택 내의 빗물이 오수관로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차집관로가 하천에 매설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하천수가 유입된다. 이로 인해 우천시에는 하수처리장으로 시설 용량에 비해 훨씬 많은 유량이 유입된다고 한다. 당연히, 하수처리장에서는 시설용량을 초과해서 유입되는 하수를 처리할 수 없다.
그럼, 시설용량을 초과해서 유입되는 하수는 어떻게 할까? 하수처리장으로 유입시키지 않든지, 아니면 1차 침전지까지 유입시켜 By-Pass해서 하천으로 방류한다. 즉, 오수관로의 생활오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하천으로 방류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합류식 하수배제방식은 각 가정의 오수가 정화조를 거쳐 배출되지만, 분류식 하수배제방식에서는 정화조를 폐쇄하기 때문에 수세변소수를 바로 배출한다. 따라서, 분류식 오수관로에서 하천으로 유출되는 오수는 수세변소수, 즉 생분뇨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합류식 하수배제방식보다 하천을 더 오염시킬 수 있다.
이렇게 분류식 오수관로의 오수가 하천으로 유출되면 고형물이 하천 바닥에 퇴적되고, 이런 것들이 부패되면서 악취가 발생된다. 그래서, 하천에서 지독한 악취가 나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하수처리장으로 하수를 운반하는 관로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이렇게 배달 사고가 난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계획을 잘 수립해서 일을 해야 한다.
오수관로로 유입되는 불명수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유입된다. 또한, 유입되는 불명수를 찾아 저감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다. 따라서, 시설을 설치할 때부터 불명수 유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시설 설치 후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를 통해 불명수를 저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하천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안들을 내세울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대안들이 현실에서 적용하기에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