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건설안전이야기 5부 - '탈건', '탈안전'을 말하는 안전관리자들

안전관리자들의 주 스트레스 요인은 업무외 환경,, 탈건(탈출 건설)이 아닌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고 싶다. 안전관리자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2020-11-07     지대형 안전보건 전문기자

  전 세계 모든 직장인들이 한번 즈음 생각해 봤을 법한 "때려치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와 같은 이직에 대한 생각들은, 보통 직장내에서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세대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는 자유롭게 "나" 중심의 세상에서 살아오다가 조직이라는 곳에서 "능력"이 중시되는 환경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를 받고, 세상에 자신을 맞추어가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건설업계 종사자들 중 관리직에서 근무하는 젊은 세대들이 이직을 하는 주된 이유는 "탈건"(탈출 건설업)이다. 단순히 새벽 일찍 일어나서 저녁 늦게 끝나는 고된 업무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아 다녀야하는 생활이 싫기 때문이었다. 

 

ⓒ건설업안전관리자들의 주된 이직사유로 고된 업무와 타지에서의 생활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것은 주로 젊은 층인 기사(주임), 대리들의 이야기일 뿐, 이 분야에서 10여년이상 일해 오던 선배들의 이직 사유는 이와 다르다. 되려 이 생활을 즐기는 분들도 간혹 보일 정도로 우리 업계의 일은 그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그 중에서 우리 안전관리자들의 이직사유가 일부 변하고 있는데, 유독 그 변화가 몇가지로 압축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고참 안전관리자분들조차 이 사유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고 하니, 그 원인이 무엇인지 나눠보고자 한다.

 

 

1.  악덕노조-협박을 일삼는 노동자조합

ⓒ노조(노동조합)는 반드시 필요하다. 자료는 부당한 처우를 받는 근로자들을 위해 정당하게 대항하는 자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웹툰 원작의 JTBC "송곳" 드라마

 많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는 "노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편이다.

노조가 있음으로 근로자들이 정당한 대우와 보호를 받으며 그 울타리 안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조와 안전의 관계는 상호 보완의 관계라 생각한다.  "위험이 노출"된 상황을 안전에서 인지하였을 경우 노조에게 전달해주거나 "사업주가 위험을 묵인"하는 경우 노조에서 안전관리자에게 통보해주는 그러한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일 듯한데, 우리 대한민국의 건설노조는 조금 방향성이 다르다.

 일명 "밥그릇 싸움" 으로 인해 그 본질이 변질되어 인상 찌푸릴법한 상황을 만드는 경우를 흔히 목격한다. 이로 인하여 적법하고 정직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조들 조차도 "전체주의자"로 이기적인 존재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한 노조들의 주 타깃은 "안전"이 되었다. 현장 내 불안전한 상태등을 사진등으로 촬영하여 자신들의 요구를 강요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노조대응 = 안전」 이란 공식이 성립화 되며, 안전관리자들의 가장 큰 주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노조 때문에 못해 먹겠어요." 란 말이 철근콘크리트 업체 뿐 아니라 우리 안전관리자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한 열정으로 잘못된 행동으로 노동조합의 이미지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자료는 `18~19년도 프랑스 노조의 불법시위 모습.

 

2. 산업재해보상 - 생계형 산재유발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보상법)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분명 필요한 법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 부분을 "惡"하게 활용하는 일부 사람들 덕분에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은 건설업계 뿐 아니라 운송업 , 서비스업, 사무직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문제이지만, "보험사기" 라는 것이 범죄라고 인지되어가고 있는 분위기에 유독 "건설현장"은 예외화 되어가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현장 내에서 사고 등으로 인한 산재발생시 그것의 1차 대응은 안전관리자가 진행을 한다. 사고보고체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책임 또한 안전관리자가 지고 있다. 특히 생계형 산재유발자를 미리 인지하고 판별하기란 결코 쉬운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안전관리자들이 그로 인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법을 악용하여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보험사기는 명백한 범죄이다.

 

3. 강화되는 징벌적 점검 증가

(고용노동부 외 발주처, 국토부, 본사 점검)

 각 종 안전점검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미처 현장에서 챙기지 못했던 위험요인을 돌출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풀수 있는 시스템 구조의 결함 역시 해소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대로 된 안전점검은 "사고예방"의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필자 역시 각종 안전점검을 "학창시절 중간/기말 고사" 라 생각하고, 시험기간에 늦게까지 공부하던 것을 생각하며 당연하다시피 점검을 대비해 왔다. 하지만 근래에는 너무나 다양해지고 잦아진 각종 점검으로 인해 안전관리자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안전점검들이 "예방적 차원" 이 아닌 "징벌적 차원"의 점검이 주를 이루며 결과에 따른 책임 또한 뒤따르기에 그 스트레스가 작지 않다. 이제는 3주 연달아 각종 안전점검을 받는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다.

 

안전점검의 종류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 외에도 이렇게 많은 류의 안전점검이 있다.

 이처럼 이직을 생각하는 주요인들을 살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안전관리자들의 "주업무"가 아님을 알수가 있다.

 노조와 산재의 대응근로자의 인사권이 전혀 없는 안전관리자의 업무가 아님에도 "안전이 주 타깃", "사고보고체계 1순위" 라는 사유로 짊어지고 있으며, 각종 점검 역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이 아닌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점검을 안전관리자가 함께 준비를 하여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안전이 중시되는 모양새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안전관리자들의 책임 강화 역시 올바른 방향성이라 생각한다. 다만, 책임만 강화되었을 뿐 대우와 권한 등은 변화가 없기에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형태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계속 이슈화가 되어 오던 노조원들과의 갈등 관련하여 모 언론사에서 "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니 노조들에게 끌려 다니는것 아니냐 ", "안전규정만 잘 지키면 노조들이 그러한 행위를 하지 못하는것 아니겠느냐"며 역설한 것을 보았다.

 생계형 산재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이 "다치고 싶어도 다치지 못할 환경" 을 조성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안전인의 한사람으로써 뭐라 답할 말이 없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안전규정만 잘 지켜진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현실에서의 상황은 그 규정들을 완벽히 지킬수 없는 구조임으로 안전관리자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위 사례들은 흔하디 흔한 사례로 어느 현장이든 미리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들이기에 대비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일부 대형프로젝트 현장은 저러한 안건문제들을 지혜롭게 미리 대응하여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그 곳의 공통점은 안전을 안전관리자 뿐아니라 건축,설비, 전기 뿐아니라 공무,관리 조차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장자체가 깨끗하고 안전하니 외부적으로 이슈화 될 것도 없으며, 노조 등의 문제 역시 미리 합의점을 돌출하여 해결해 나감으로 산재건 역시 관련 부서와 적절한 업무분장을 통하여 지혜롭게 추진해 나간다.

 다만 그러하기 위하여 안전보건관리 총괄책임자인 현장대리인의 안전보건 의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며, 공기와 공사금액적으로 "여유" 가 있어야 가능하다.

 

 노조와 산재는 우리 안전관리자가 거리를 두거나 적대화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 항상 가까이 하고 늘 관심있어야 하는 분야이다. 점검 역시 거부감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지혜로운 활용으로 현장안전관리에 긍정적인 요소로 적용하기 위하여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기회이다.

 다만 작금의 건설안전관리자에게는 그러한 여유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당근과 채찍 중 채찍질만 수없이 가하면 그 어느 당나귀가 버티겠는가, 어느 직종이든 스트레스가 없는 직종을 찾을 순 없다지만 그 스트레스가 납득가능한 스트레스이고, 방안이 있는 스트레스 라면 이렇듯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상황은 반드시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나빠질순 없다" 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 안전관리자들의 처우는 개선이 되리라 생각되며, 그 미래는 밝을 것이다.

단지 그러하기 위해서는 현직 안전관리자들의 안전을 향한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과 상황에 포기하지 않고,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지치지 않는 인내심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이것이 안전관리자로서 우리가 감당해내야 할 몫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