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환경건강센터, '재해조사 공개, 예방으로 나아가다' 주제로 포럼 개최

2024-03-26     김희경 안전보건 전문기자
ⓒ일환경건강센터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재)일환경건강센터가 지난 21일 '재해조사 공개, 처벌을 넘어 예방으로' 라는 주제로 제7차 일환경건강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산업 안전 및 보건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전문가와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인사들이 참여해 재해조사 공개에 대한 여러 의견이 논의됐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반복되는 재래형 중대재해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시행됨에 따라 안전 문제가 긴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법 시행 후 2년이 지났지만 중대재해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재해조사 공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기업들이 산재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재해조사의 공개가 공식적으로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동종 사고나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한계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고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언론 매체들은 사고 발생 당시에 대한 내용이나 법원의 판결 등에 대한 정보만 전할 뿐,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요되는 재해 예방 관점에서의 보도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재)일환경건강센터 류현철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재)일환경건강센터 류현철 이사장은 포럼을 진행하기에 앞서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고 있는 재래형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적으로 수행되는 중대재해조사 결과를 공개하여 기업들이 산재 예방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환경건강센터는 공공과 민간의 사고조사백서 발간 관계자들을 발제자로 모시고 백서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실질적인 재해 예방을 위한 사고조사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자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럼은 총 세 개의 발표와 토론 시간으로 구성됐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중앙사고조사단의 김욱 조사계획부장이 발표하는 모습/사진-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산업안전보건공단 중앙사고조사단의 김욱 조사계획부장은 23년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발간한 '중대재해 사고 백서'의 탄생 배경과 의미, 사고 조사의 목적과 예방 목적의 조사의 차이점, 사고 조사의 발전을 위한 미국 보고서의 참고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의 전주희 연구원 모습/사진-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이어서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의 전주희 연구원은 21년 노동조합과 안전보건단체가 발간한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백서'의 발간 과정, 사고 조사의 객관성과 증거 확보의 중요성, 노동조합의 사고 조사 역량과 축적 필요성, 이후 동종의 유사 사고에 대해 지역 언론사에서 진행됐던 아카이빙(특정기간 동안 필요한 기록을 파일로 저장 매체에 보관해서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등에 대해 소개했다.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사이버대학교의 강태선 교수의 모습/사진-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마지막으로 서울사이버대학교의 강태선 교수는 두 사고 백서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 조사의 목적과 공개의 필요성, 사고 조사의 법적 근거와 안전 권고의 중요성, 산업안전보건법과 노동 안전의 관계, 산업안전보건 사고 조사의 독립적인 조사와 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류현철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세명의 발제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모습/사진-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발표 후에는 참석자들 간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사고조사 문서의 공개 여부에 대한 심층 논의가 진행되었고, 중대 재해나 중대성 재해 혹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고에 대해서는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결과가 공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기업에서 발생하는 동종사고나 유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내용 공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재해예방을 위한 사고조사의 중요성과 정보 공개의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산업 안전을 위한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없이는 정보 공개에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재해예방 관점에서 정부와 기업, 노조, 전문가가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안전보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열린 소통과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