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전문화가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
- 안전문화와 안전행동 간 관계는 사고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
[세이프티 퍼스트 닷 뉴스] 중처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의 재해발생 감축을 위해 다양한 안전활동들이 진행중이다. 그 중에서 근로자의 불안전한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의 안전문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안전문화가 정확이 무엇을 의미하며, 기업의 재해예방 감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기도 한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제 공업화의 진전이 가속화되며 주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재해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경제발전에 따른 사업의 다양화로 제조업의 유해·위험 시설 장비 증가와 같은 각종 고위험 산업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로 인해 취업인구의 증가와 제조업 중심으로 업종이 다원화되는 한편, 작업환경의 악화에서 산업재해는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3월 7일 발표한 산업재해 현황에 의하면 제조업의 2023년 사고 사망자 수는 170명(28%)으로 건설업 다음으로 가장 많다.
지속적으로 산업안전보건정책을 추진하고 고위험 제조공정 시설장비의 공학적 고도화와 개선 구축을 통해 많은 안전성 확보에 기여했지만, 안전문화 정착 없이 공학적인 방법이나 정부의 지도감독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기업의 재해예방 활동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안전문화'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2019년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에 실린 '안전문화가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전문화, 안전의식, 안전행동의 상관 관계
김지훈 연구원(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은 안전문화가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안전문화를 이해하고 안전의식과 안전행동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안전문화'는 안전제일의 가치관이 개인 또는 조직 구성원 각자에 충만되어 개인의 생활이나 조직의 활동 속에서 의식, 관행이 안전으로 체질화된 상태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모든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 태도 등, 총체적인 의미이다.
'안전의식'은 근로자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는 정도이다. 또, 안전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마음의 자세를 의미하며 안전행동의 원동력이다.
'안전행동'은 개인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취하는 일련의 행동으로,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절차를 따르거나 안전 활동에 참여하는 등 위험요인으로부터 위해를 받지 않으려는 행동이다. 안전행동은 안전문화에서 영향을 받는 부분이 많아 안전문화와 안전행동을 하나의 인과관계로 보는 학설이 존재해 왔다.
안전문화가 안전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안전문화가 안전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안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형성된 안전문화가 개인의 안전에 대한 인식 정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안전문화를 높이기 위해 안전이 회사의 최우선 정책임을 선포하고 중요성을 강조해서 안전교육을 평소에 일상화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전확보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근로자의 안전의식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안전문화는 안전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안전풍토, 안전절차 등의 안전문화가 안전계획 수립, 안전점검 등의 안전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조직 내 안전문화가 확립되어야만 근로자들이 스스로 안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되며 안전사고율이 감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전문화가 안전의식을 높여주고 근로자 스스로 안전행동을 수행하게 하며, 안전을 실행하는데 있어 조직화된 행동양식에 따라 인도 되기 때문에 조직의 일선에서 안전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안전의식인 중요성 인식과 관심도 및 참여유도가 제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때 안전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의식은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지속적인 안전교육 및 비상 대응 훈련 등을 통해 안전이 생활화되어야 하고, 정부의 교육정책과 기업의 환경안전보건 경영의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전문화와 안전행동 간의 관계에서 안전의식이 미치는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안전의식이 안전문화와 안전행동 간의 관계에서 부분적인 매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문화와 안전행동의 관계에서 안전의식이 부분매개효과로 발생하며, 안전의식의 각 하위 변수인 중요성 인식, 관심도 및 참여유도는 안전문화와 안전행동 사이에서 일종의 조절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는 정도를 의미하는 안전의식에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안전문화 전문가 Ciavarelli(1996)은 "안전문화를 안전에 대한 개인 및 집단적 태도뿐만 아니라 조직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도 있는 공유된 가치, 믿음, 가정 및 규범"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화학공정안전센터(CCPS: Center for Chemical Process Safety)는 “안전문화란 공정안전관리를 정확히 실시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안전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결과에서 볼수 있듯이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행동이 그 기업의 안전문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올바른 안전문화는 일시적인 행사나 이벤트, 법의 처벌강화 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을 위해서 개인적 차원의 안전뿐만 아니라 공동체 차원에서의 안전문화 정립을 위해 힘을 써야 할 때다.
※ 참고문헌 : 김지훈(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안전문화가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의식과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019년, pp.151 -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