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전문가 되기 55부 - 시설물 설계 단계에서 유지관리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
- 정수장 침전지 유출수로 사례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어느 정수장을 다녀왔다. 30년 전에 설치한 시설로 시설용량은 400,000m3/일 정도 되는 시설이다. 침전지가 8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침전지에서 처리된 물은 구조물 끝에 설치된 수로로 유출되어 급속여과지로 들어간다.
침전지 구조물 끝의 수로는 U자형태의 개거로 설치되어 있는데, 한 개로 되어 있다. 즉 침전지는 8지로 계열화되어 있는데 정작 침전수가 유출되는 수로는 계열화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U자형태의 수로에 대해서는 정수 생산을 중단하지 않으면 청소나 구조물의 점검과 보수를 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U자형태의 수로에 대해서는 청소나 점검을 못하고 있다. 실제, 침전지는 방수도 다시 하고 트라프도 교체해서 깨끗해 보이는데 반해, 침전된 물이 유출되는 수로는 노후화된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지저분해 보인다.
정수장 운영팀에서는 이러한 수로 부분의 청소, 점검 및 보수가 가능하도록 시설을 보완할 방법을 강구중에 있다. 필자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침전된 물이 유출되는 수로 또한 침전지처럼 계열화를 해야 하고, 여과지로 연결되는 관로 또한 손을 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들의 수돗물 공급 중단없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료수집과 검토를 진행할 것이다. 관건은 정수 생산을 중단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급수구역의 각 배수지에 물을 채워두고 버틸 수 있는 시간 안에서만 공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운영 중에 지금과 같은 불편함을 해결하려면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 공사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릴 뿐더러 여러가지 리스크도 동반된다. 더욱이 운영 중인 시설물의 개량 설계는 신설 설계에 비해 훨씬 더 어렵다. 엔지니어의 역량은 이런 곳에서 드러난다.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을 다녀보면 이처럼 유지관리가 불가능한 시설물이 많이 있다. 또는 운영자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시설물을 설계할 때는 유지관리가 가능하면서도 쉽고 안전한 구조로 계획해야 한다. 유지관리가 불가능한 시설물을 설계하는 사람은 진짜 엔지니어가 아니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http://blog.naver.com/avt17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