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 메이커' 같은 사람 - 임재범대표-

안전보건분야는 꼭 정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해답이 필요하다. 그 해답을 찾아 기꺼이 함께 뛰어 가는 사람이 있다.

2020-10-08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편집국

 육상경기를 보다보면 뛰어난 선수옆에는 항상 '페이스 메이커' 역활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그는 '상대의 능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을 컨트롤하며 함께 달리는 사람'이다. 

 

페이스 메이커( Pace maker) : 오토바이를 타고 경기차를 유도하는 사람.
[육상경기] 중•장거리 경주에 있어 자신의 능력보다도 빠른 페이스로, 또한 다른 선수의 목표가 될 만한 스피드로 다른 선수를 유도하거나 앞질러 가는 러너.

 - 출처: 체육학대사전 -

산업위생학을 공부하다보면 물질들의 반응에서 두종류 이상의 약물을 병행시 '1+1=2' 처럼 상가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고, '1+1= 10' 이 되는 상승작용을 할 때도 있고,  '1+1=0' 이 되는 길항작용도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전보건분야의 문제들의 정답도 이와 같이, 수학공식처럼 1+1=2라는 한가지의 정답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왜냐면 모든 사업장과 직원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전보건분야는 ' 정답이 아닌 해답' 이 필요하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각자의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제시할수 있는 통찰력과 끝까지 해낼수 있도록 격려와 동기부여를 할수 있는 파트너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각자의 수준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답을 요구하다 보면 정말로 이루고자 했던 본연의 의미를 놓치기 마련이고, 때론 그것이 상대에게 큰 부담과 상처를 주게 되기도 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마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근로자를 만나면서 그들의 현실에 비추어 좀더 높은 수준의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일괄적으로 정해진 정답이 아닌 그들에 맞는 해답을 찾아 주기 위해 기꺼이 '페이스 메이커' 같은 역활을 하고자 하는 인플런서가 있다. 

 그는 바로 「갑을녹산산업보건센터」와 부속기관 「아인에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재범 대표이다.  함께 일하고 있는 이들도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를 기대하며,  '페이스 메이커' 같은 상관이 되고자 노력중인 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산업보건으로의 시작점

Q.  현재 산업위생협회 경기지역 본부장과 산업안전보건공단 민간지도협력위원 활동도 하면서, 여러 보건학회와 협회의 이사직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건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처음으로 '산업보건진단'이라는 분야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이 분야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A. 산업보건진단은 보건관련 분야의 '숲'을 보는 일입니다. 
근로자 건강검진, 보건관리대행, 작업환경측정 등을 나무라고 비유했을 때, 이 나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고 있는지 살펴보고 관리하는 일이 '보건진단'입니다. 

이를 잘 가꾸어 전체적으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함께 고민하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최고경영자의 안전보건 인식과 체계를 바르게 잡는 것이 반복적인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생각이 되어 보건진단과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갑을녹산산업보건센터 임재범대표 교육강의 모습

 

안전보건을 향한 발자국들

Q. 회사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직무환경개선” 이라는 글귀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기업들의 보건진단을 하면서 가장 우선하며 주의깊게 보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직무 환경'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수 있으실까요?

 

A. 안전, 보건의 기본은 '사람을 우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은 즉각적인 위험에 대해서, 보건은 급성 및 만성의 위험에 대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관련된 대부분의 위험은 관리되고 있지만, 보건과 관련된 부분은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진단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당장의 위험은 존재하지 않지만, 장기적인 위험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법적인 체계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근로자의 건강과 환경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개선안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보건센터에는 작업환경측정팀과 연구/진단팀으로 두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특별히 타 측정기관들과는 좀더 차별적으로 직원을 채용시 인간공학기사를 우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업안전환경 평가시에도 인간공학적 평가도구를 사용하여 근골격계질환에 좀더 신경쓰고 있는 듯합니다. 특별히 인간공학적 부분으로 접근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2019년도 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의 발생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의 70%인 약 8,000여명 정도가 근골격계질환으로 인한 근로자입니다.  근골격계 질환은 불과 10여년전만해도 개인적인 질환으로 치부되던 것이지만 ,이제는 주요 상병으로 개인과 회사 나아가 사회에 모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부분에 집중하여 관리하지 않으면 이후엔 거대한 파도가 되어 '근골격계 질환의 거대한 쓰나미'로 닥쳐올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 대표님께서는 기술개발등에도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유해요인조사를 위한 설문시에도 모바일등을 이용한 IT기술을 활용해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체계적인 컨설팅을 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점 등은 없으신지요? 향후 계획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  '4차 산업은 데이터 기반의 산업혁명'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안전보건분야도 빅데이터를 통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업의 안전보건업무를 할때, 지금까지 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종과 작업에 대한 발병위험도 등을 체크하고, 타 현장과의 비교지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근골격계 위험도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으로는 설문 및 증사조사와 관련된 사항을 회사의  DB에 넣어서 사후관리 및 이력관리를 실시하면 좋을텐데, 개별 회사의 보안문제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그러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데이터기반의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향후 자체 DB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문 인력 확충과 솔루션 개발을 통한 빅테이터 기반의 관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사업장의 유해요인 조사시 설문조사참여 프로그램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조사부터 예방관리까지 진행한다

Q. 기업의 보건진단업무를 하시면서 어려운 점들이 많으실듯 합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지속할수 있었던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삶이나 일을 대할때 다짐하게 되는 좌우명 같은 것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A. 노하우는 영업비밀이지만, 조금 말씀을 드린다면 앞서 예기한 대로 저희가 하고 있는 업무는 서비스업종입니다. 고객(기업 및 근로자)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는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입장으로 생각하지 말고, 고객(회사)의 입장도 함께 고민하면서 그들에 맞는 해답을 찾기 위해 함께 한다는 것이  저희의 노하우가 아닌,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한다면, 학창시절에 배운 문장고 은사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평천하까지는 아니, 치국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는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도는 알면서 삶을 살아야 일희일비 하지 않으면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자신을 알라... 너무도 쉬운 말이지만, 행하기가 어려운 화두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보건진단'이라는 영역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보건진단업무를 하면서 느꼈던 의미있는 성취경험을 나눠주실수 있으실까요?

 

A. 보건진단을 하며 만났던 두 분의 근로자분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0년동안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근로자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각종 검사에도 원인을 찾지 못했고 스스로가 예민해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생긴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두통약을 상시 복용하고 계셨는데, 보건진단을 하면서 그분의 작업자세를 보고 두통을 유발하는 통점을 알게 되어 조언을 드렸습니다. 
후에 간단한 병원치료와 약물치료로 그동안의 통증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되셨고,  감사하다시며 저희에게 감사의 떡을 보내주셨습니다. 저희도 감사한 일입니다. 

 

또 한번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사업장의 보건진단을 하면서, 사업주에게 '이런 환경에 본인의 자녀들이 일하게 하고 싶으십니까?'라고 말했을 때 눈물을 흘리던 사업주를 본적이 있습니다. 많은 시설개선을 하지 못했지만, 그분의 진심과 저희의 안따까움, 사명감과 책임감 등이 지금도 간혹 생각납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씨앗하나,,

Q. 안전보건분야에서,, 또는 본인의 삶에서 뭔가 하나를 남기고자 한다면 무엇을 남기고 싶으신지요?

 

A. 산업보건의 큰 발자취를 남기고 싶은 생각도, 현재의 일을 통해 경제적인 부를 크게 축적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얼마전에 어떤 지인분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회사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동료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그럼으로 행복했다'고 말한다면 그것으로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Do it.

※ 진솔한 얘기로 인터뷰에 임해주신 '갑을녹산 산업보건센터' 임재범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