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건설안전이야기-3부. 안전관리자는 ‘과속카메라‘ 같은 사람

외로운 안전관리자, 미운털 안전관리자, 하지만 함께라서 행복한 안전관리자,,,

2020-09-03     지대형 명예 기자

 

ⓒ안전관리자의 시선이 머무는곳/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이미지

  안전관리자는 근무시간 내내 혼자 있는 경우라고 하기에는, 사무실에 앉아 서류업무를 보고 있는 시간 뿐, 그 외 업무시간에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합니다. 그래서 외로울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신규채용자들의 교육시간에는 신규채용자들과 함께 있고, 아침조회나 작업전 TBM(소그룹 미팅)시에는 근로를 제공하는 자(근로자)들과 함께 있으며, 현장점검시에도 해당 작업인원들과 함께 있습니다. 

 이외에도 안전시설물 설치상태 등을 살펴보기 위하여 안전조직원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이와 같이 안전관리자는 현장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다녀야 하기에 외로울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전관리자는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항상 작업자와 함께 한다/안전관리자 활동사진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안전관리자들은 자주 외로움을 느낍니다. 


주변인들에게 "안전"이라는 명칭에 속하는 자들의 이미지는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안전관리자에 몸담고 있는 이들 스스로도 근로자들이 자신들을 피해다니는 것을 보며, 자신들은 현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자주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나 현장의 작업자들이 안전관리자를 꺼려할까, 
작업자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자라 일컫는 시공팀(공사팀) 직원들조차 
안전팀에 대해 적대적으로 대할까,,

 안전관리자들을 "일에 방해가 되는 이들" , "작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나름 원인을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어, 차량을 타고 막힘없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을때 나타나는 "과속카메라"를 보고 좋아하고 반기는 운전자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과속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을 지날때면 짜증이 날 때도 있고, 한번쯤은 이런 말도 내뱉은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런 곳에까지 과속카메라를 달아놨네",  "엄청나게 (과속카메라) 달아놨네." , "이런 길에 제한속도 90은 너무 한 것 아니야?", "나라가 돈이 필요한가 보네" 등 말입니다.

 

ⓒ고속도로의 과속카메라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반드시 꼭 필요한 것임을 알고 있다. 안전관리자도 그러한 존재이다.

 그런데 고속도로 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 발생시, 첫번째 조치사항이 '과속카메라 설치'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십니까?
과속카메라가 귀찮을 지언정 실제로 과속카메라 설치 후, 그 부근의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 들었습니다.

 

 안전관리자 역시,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전체적인 공정이 너무 과속을 하고 있다" , "위험한 상황에서 너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고 판단될 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도록 과속카메라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안전관리자입니다.

 

안전관리자의 이러한 업무는 법으로도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 17조, 20조 안전관리자 관련 내용

  안전관리자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근거로 업무를 하는 직종이며,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은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 증진함에 있습니다. 
즉, 안전관리자는 작업보다는 "사람(근로자)의 안전을 중시"하는 직종입니다. 그래서 안전관리자들은 사업주와 관리감독자에게 사업장의 안전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지도 조언을 하는 것이고,  사업주나 관리감독자는 안전관리자에게 이러한 지도 조언을 받은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안전관리자는 관리감독자나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작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종종 이러한 오해의 말들도 듣습니다.


"안전팀에 000 과장은 소장님한테만 잘 보이려고 하는게 너무 속보여"
"안전만 챙기지말고 다른 것좀 챙겨라" , "안전만 생각하면 되니 참 쉽다. 그치?“

 

  지적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이다 보니 이런 오해의 말들도 많이 듣고,  이때문에 많은 안전관리자들이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이직률도 높고,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바로 안전관리자입니다./순회점검활동

  다행인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현장 근로자분들이 안전관리자에게 감사해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입니다.


  안전점검 등의 절차를 귀찮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절차임을 충분히 알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팀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은 안전관리자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됩니다. 

 

  장담컨데 중대재해가 발생되지 않는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시공사 직원들의 인기투표를 진행하면 안전관리자가 상위권 , 최상위권에 위치하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우면서도 미워할수 없는, 싸우면서 정이 든다는 말처럼 모두가 안전관리자들의 노고를 인정하기 때문이겠지요.


  외롭습니다. 하지만, 함께라서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이들이 바로 안전관리자입니다.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안전관리자와 함께 있을 때 정말 많이 웃는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시공사 직원들중에서 근로자들의 웃음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자들이 바로 안전관리자입니다. 못 미덥겠지만 주변 안전관리자에게 물어보세요. 정말 많은 안전관리자분들이 웃는 근로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안전장구를 챙기며 웃고, 강제휴식을 취하면서도 웃고, 교육을 받으며 웃고, 정말 많이 웃게 됩니다.

 

ⓒ안전관리자가 바라보는 현장사람들의 웃음. 

  세상이 바뀌어가듯, 건설현장의 문화도 바뀌어가고 있고 그에 따라 안전관리자들도 많이들 변화하고 있지만, 안전관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안전관리자는 항상 "과속카메라"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것은 현장에서 안전관리자에 대한 존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싫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안전관리자들 역시 사람이기에 좋은 소리만 듣고 싶지만, 그 누군가가 꼭 해야 하는 일이며, 안전을 위해서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수익을 창출하여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 우리 안전관리자의 업무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안전을 위한 행동들이 사고를 예방하고, 인적/물적피해를 발생하지 않게 하여 결국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활동임을 경영진과 사업주가 이해하고 알아주시기를 바랄 뿐 입니다.

 

  우리 안전관리자가 같은 직원들과 업체 관리자들에게는 많이 미운털임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현장 근로자들에겐 가장 소중하고 사랑받는 존재란 사실도 받아 들이겠습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코로나19, 폭염, 태풍 등의 열약한 환경속에서 현장안전관리를 위해 희생하는 안전/보건인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미운 털이지만, 가장 사랑받는 존재들이기에 다시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