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보이스피싱 수법에 사용된 '번호 변조기', 서울·경기 건설현장에서도 다수 발견
-영화 보이스, 건설현장 내 보이스피싱 사고를 다뤄 그와 비슷한 사례 발생 -건설현장 내 가설분전반 뿐 아니라 각종 산업현장(공장 등)내 분전반등에서 변조기 발견
[세이프티퍼스트 닷뉴스]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보이스'에서 등장했던 보이스피싱 범죄시 사용한 번호변조기가 실제 서울·수도권지역의 건설현장에서 다수 발견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송파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10월 초부터 11월 한달여간 서울 및 수도권 내 건설현장의 가설분전반 주변에서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번호를 010으로 바꿀 수 있는 번호변조기가 연거푸 발견되였다고 밝혔다. 다행히 아직까지 밝혀진 피해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설현장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잠깐 머물다 현장을 떠나는 일용직노동자가 많은 현장의 특성상 정확한 피해사실을 확인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지난 10월 말 경기도 소재의 한 건설 현장에 서울 송파 경찰서의 형사들이 찾아오면서 영화속에서 사용된 번호변조기가 실제 건설현장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의 건물사이를 오가며 변조기를 추적하는 수신기를 사용해 가설분전반 주변에서 공유기와 비슷하게 생긴 변조기를 찾아냈다.
보이스피싱 범죄집단은 이 변조기가 전력을 공급하는 콘센트만 있으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이용해, 건설현장 내 가설분전반 뿐 아니라 각종 산업현장(공장 등)내 분전반, 공용주택 엘리베이터실, 공공시설 화장실 주변, 일반모텔 방과 보일러실 및 주택옥상에 있는 항아리 등 여러 곳에 변조기를 설치하고 무인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1월 4일 부산에서는 해외 발신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발신 번호로 무단 변경하는 '번호 변조기'를 중국에서 밀반입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한 18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이 운용한 전화번호 번호 변조기는 전국 모텔, 보일러실, 건물 옥상, 차량 트렁크 등에 설치돼 무인 운영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문에 건설현장내에서도 주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않는 가설분전반 내 구석, 층계 계단실 내 분전반 구석, 기계실 내 구석 분전반 등 주로 분전반 주변을 주기적인 점검과 관리가 당부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발견된 변조기 중에는 070으로 010으로 변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정인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그 사람의 번호로 변조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3월에 인천항 등을 통하여 들어온 변조기 62대 뿐만 아니라, 인천, 부산항을 통하여 수차례 번호 변조기가 국내에 반입되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보이스피싱에 관한 교육이나 대처법을 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과 기업, 정부가 협업해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위해 만든 악성앱 탐지앱인 '시티즌 코난'이 지난 9월 29일 구글 앱 스토어를 통해 정식배포된 후, 현재 다운로드 수를 10만회를 넘기고 실제 탐지한 악성앱 발견도 천 여건을 넘어서는 등 사고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플은 보이스피싱 과정에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앱 설치를 유도해 피해자 휴대폰을 무력화하는 수법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되었다.
스마트치안기능센터는 장기적으로 경찰뿐 아니라, 통신및 금융사, 정부기관이 범죄 정보를 공유해 협업하는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앞으로 계속 진화할 보이스피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어떤 유형의 수법이 늘어날지 자동 분석하는 인공지능 보이스피싱 예방기술도 개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