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11] 낯선사람과 편하게 소통하기

2021-10-14     권영구 자문 위원

 

1. 밥과 이야기

"우리 저녁이나 같이 할까?",

"시간되면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인간관계는 밥과 이야기, 이 2가지가 전부다. 그 기회에 친구인줄 알았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여 결혼하기도 하고, 그 기회에 두나라 정상이 마음을 모아 다른나라와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2. 익준이의 선택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주인공 익준이는 의대 신입생시절, 친구들과 2번의 저녁식사후 인생이 바뀌었다.

 

먼저 만난 사람은 산부인과 석형이였다. 석형이는 다른 친구 송화에게 고백했다 차였다며 술을 들이킨다. 송화는 익준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익준이는 석형이의 마음을 고려해 송화와 만나기로 한 저녁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린다.

 

사랑의 작대기는 이렇게 엇갈렸다. 송화는 울음을 터트리며 오랫동안 독신으로 머물렀고, 익준이는 다른 결혼과 이혼을 거쳐 마침대 송화와 사랑을 시작한다.

 

석형이와 밥을 안먹고 그날 송화를 만났더라면? 석형이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송화와도 만났다면? 이 3명의 행로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 일 없었을 수도, 역사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3. 동기화

인간관계를 유독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무슨 말부터 꺼낼 지 몰라 스마트폰만 뚫어져라 들여다 본다.

 

팀장님이나 아빠나 경쟁사 박과장이나, 그저 만나서 밥먹거나 잠시 이야기 좀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PPT 500장짜리 기획안을 미리 만들어 준비할 필요도 없다. 밥먹으면서 할만한 이야기, 짧은 시간 서로 주고받을 이야기, 그 와중에 서로의 속마음은 신속정확하게 동기화된다.

 

 

4. 신중

거꾸로 생각하면 밥한번이나 잠시 이야기하자는 제안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수도 있다. 하루 3번 매일 먹는 밥인데 그 중 한번 저 사람하고 먹는 것 뿐이라며, 무조건 가볍게 여길 것만은 아니다.

 

승진심사를 앞두고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대리가 밥먹자고 한다면, 무슨 폭탄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일주일 동안이나 연락없이 잠수 타던 남자친구가 이야기좀 하자고 하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수도 있다.

 

 

5. 소통

결국 소통이다. 결과만 놓고보면 대형 M&A에 대한 치열한 눈치싸움, 용돈인상과 게임시간을 놓고 벌이는 한판승부처럼 보인다. 실은 나와 눈앞의 상대가 잠시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전부다.

 

내 생각을 조리있게 잘 전하고, 상대의 생각을 차분하게 듣는다. 생각이 다른 부분을 감지하고, 타협의 가능성을 따져본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설득해보고, 양보할 수 있는 내용으로 협상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야기가 잘 마무리되지 않으면 위로를 해야 할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화를 내기도 한다. 이게 전부다.

 

그 동안 소통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 "쥴리엣, 그대 엄마는 꽃집을 운영하셨나 보구려. 그대는 한떨기 장미꽃 같소." 미사여구 번지르르하게 쏟아내는 것이 소통의 전부는 아니다.

 

 

*사당동이수역 경희은한의원  https://blog.naver.com/thyroid09

*권영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hyroid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