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위험, '스마트기술 악용 범죄'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민관 협업으로 전화사기 대응 악성앱탐지기인 '시티즌 코난' 어플리케이션 개발 -9월 27일 홍보를 시작으로 약 2만 5천명이상 다운로드, 악성앱 발견건수도 1천건 이상,,

2021-10-17     장광호 자문 위원

 

기술을 악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위험

4차 산업혁명시대라 한다. 모든 영역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범람한다. 

데이터와 ICT 혁신은 범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화 금융 사기는 2000년대까지는 개념도 없었던 범죄였는데, 현재는 매년 수 천 억의 피해를 끼치는 일상의 위험이 되었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맞아 더 늘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 속에서 생활하게 되며 전화금융사기, 스미싱, 파밍 등 수법들이 발전하면서 넘나들고 있다. 

 

기술은 편리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범인들이 수백 수천 만원을 들여, 은행과 관공서를 똑같이 흉내 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사람을 속이는 것은 기술을 악용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해킹해서, 그날 면담할 거래 상대를 사칭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 나아가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인공지능 기술(소위 '딥보이스')을 활용해서 가족의 목소리를 흉내 낸다면 과연 속지 않을 수 있을까? 

 

민관 협업 경찰 활동의 필요성

인공지능을 이용한 범죄, 국경과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범죄에 대응하는 것은 경찰만의 역할로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에 우리는 어찌 대응해야 할까? 

 

변화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협업 경찰 활동(Private-Public Policing)은 필수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주체가 협력하고 서로의 데이터를 융합하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 경찰 또한 그러하다.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범부처 디지털 정책이 공공의 영역이라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민간의 이해관계와 연결하는 것은 민간과 시장의 역할이다. 공공의 기술 정책, 민간의 시장 활동을 융합해서 범죄에 대응할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경찰의 역할이다. 

 

전화사기에 대응하는 민관 협업 도구, <시티즌 코난>

경찰과 기업, 정부가 협업해서 만든 어플리케이션 <시티즌 코난>은 그 좋은 예이다. 전화사기꾼들이 사람들을 속일 때 꼭 쓰는 수법이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악성앱은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돈을 입금하게 하고, 피해자의 문자와 전화를 가로채기도 한다. 이런 악성앱을 설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착안점에서 악성앱을 탐지하는 앱 <시티즌 코난>을 만들었다.

'시티즌 코난' 이라는 명칭은 시민(시티즌)과 한국형 자연어 기반 전화사기 탐지기(KONAN : Korean Overwathcher for phish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ANalysis)을 결합한 이름이다. 시민들의 스마트폰에 악성앱이 설치되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전화사기 악성앱탐지 어플 '시티즌 코난' 의 앱 이미지/출처-스마트치안지능센터
ⓒ전화사기 악성앱탐지 어플 '시티즌 코난' 의 앱 이미지/출처-스마트치안지능센터

 민간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이 어플리케이션은 과기정통부의 기금 지원과 개발 관리, 현장 경찰의 기획과 시범 활용, 기업의 기술 개발이 결합한 산물이다. 경기 김포 경찰서는 필요성을 기획하고, 현장 사용자로 기능을 완성시켰다. 기업은 이런 지원에 힘입어 개발한 후, 자신들의 사업에도 연결하고 있다.

 

이 앱을 9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는데, 홍보한지 1주일도채 안되어 앱의 사용자가 2만 5천만명을 넘어서고, 실제 탐지한 악성앱도 천 여건이 넘는다. 한 건의 악성앱이 수백, 수천만원의 피해를 유발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수억원 이상의 예방효과를 거둔 셈이다.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한 세상

범죄꾼은 앞으로도 계속 기술을 악용하겠지만, 이에 맞서 공공과 시민이 함께 협업하여 손을 잡고 기술로서 위험을 대응하는 시도들이 더 늘어난다면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위험들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필자는 경찰 공무원으로 '스마트치안지능센터'라는 경찰 데이터 분석 연구개발 부서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엔 전화사기 대응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