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07] 세대차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1. 난 달라
김부장님은 정말 말이 안통한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의견을 말씀드리면, 무조건 하던대로 하라고만 하신다. 급기야 다른 직원들 업무방식이 마음에 안든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떼는 말이야."까지 등장한다.
오랫동안 참고 견뎠더니 드디어 좋은 시절이 찾아왔다. 김부장님은 다른 계열사로 전근가시고, 내가 그 자리에 앉았다. 내 아래 직원들은 복받았다. "자, 이제 모두들 마음껏 자기 의견 말해. 나는 열린 사람이니까." 그런데, 이 썰렁한 분위기는 왜일까.
2. 시간순 배열
세대차이에 대한 오해가 있다. 사람을 시간순으로만 판단하는 것이다. 옛날 사람과 지금사람, 30년전과 20년전 현재의 사람으로, 시간순 배열한 뒤 평가한다.
세대차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시간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면 세상 모든 사람은 옛날 사람이 되고, 그 당시 10대만이 인류역사 최신 주류세대라고 불러야 한다.
3. 섬
시각을 바꿔보자. 흐르는 강물의 위와 아래로 보지 말고, 바다위에 떠 있는 여러개의 섬이라고 상상해본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세대는 같은 섬 주민이고, 시대가 다르면 다른 섬이다.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들이 사는 섬도 있고, 어린 사람들이 사는 섬도 있다.
4. 익숙함
함정은 익숙함이다. 같은 뉴스, 같은 유행가, 같은 스포츠스타를 기억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너무 익숙하다.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단어 한두개로 쉽게 소통할 수 있다.
"아, 왜 그... 김건모 레게춤 노래있잖아?"
"축구하면 차범근 아닌가?"
5. 나의 소통능력
만일 나보다 나이많은 세대와 공감이 어려운 상황을 세대차이라고 규정지으며, 김부장님을 고리타분한 꼰대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당신은 다른가.
당신보다 10살아래인 사람과 소통이 자유로운지 확인해 보면 된다. 20살아래도 마찬가지다. 초등 5학년 이상과는 어떻게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요즘 초딩, 중딩 쓰는 단어는 검색에도 잘 안나온다.
6. 진료실 소통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연령대가 천차만별이다. 백일된 아이부터 98세 어르신까지 만나봤다. 의료인은 어떻게든 세대차이없이 짧은 시간안에 소통을 해내야 하는 직업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웬만한 병원의 환자군은 원장과 비슷한 나이때인 경우가 많다. 원장이 다른 세대와 소통하기 어려워하고, 같은 섬 주민들하고만 친한 경우다.
7. 꼰대의 정의
핵심은 '다르다'에 대한 마음자세다. 나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 한숨쉬고 짜증부터 낸다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상대의 마음과 생각도 인정해야 한다.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잘 모르면 질문이라도 해야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어하고 있다면, 당신 나이가 12살이라도 꼰대가 맞다.
*사당동이수역 경희은한의원 https://blog.naver.com/thyroid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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