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여가활동 캠핑, 그러나..!
일산화탄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치명적 캠핑카 개조 규정 완화..급부상하는 캠핑 산업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올해는 코로나 19와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식히려 가족들끼리만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이른바 '캠핑족'이 급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20년 국민 여가활동 조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이 국민들이 휴가 동안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 4위, 휴가 기간 중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 5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캠핑장 관련 안전사고는 총 195건으로 그중 2019년이 무려 51건이나 차지했다. 2018년 접수된 건이 34건으로, 전년도 대비 1.5배나 증가했다. 이를 통해 캠핑을 떠나는 발걸음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의 안전관리나 안전의식은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캠핑 시 발생하는 주요 안전사고로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고'와 '전기 화재'를 꼽을 수 있다. 흔히 캠핑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텐트 등 가연물에 불이 옮겨붙어 생명을 앗아가는 대형화재를 떠올리지만, 실제 캠핑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고'이다. 일산화탄소는 석탄류나 가스 등이 불안전연소 될 때 발생하는데, 일산화탄소가 무색ㆍ무취ㆍ무미의 물질이라 바로 인지하기 어렵다.
연소의 형태는 2가지로 완전연소(Complete combustion)와 불완전연소(Incomplete combustion)가 있다. 완전연소는 공기 중 연소에 필요한 산소의 농도가 충분해 연소 완료 시 이산화탄소와 물만 생성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이상적인 상황에서만 발생하므로, 실제로는 불완전연소가 대부분이다. 그에 반해 불완전연소는 공기 중 연소에 필요한 산소의 농도가 불충분해 발생한다. 특히 텐트와 같은 밀폐공간에서 버너를 사용하게 되면 산소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산소 결핍에 의해 질식하게 된다.
산소 결핍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일산화탄소의 특성 때문이다. 일산화탄소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Carboxy hemoglobin)을 생성한다.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와 헤모글로빈 사이의 결합력보다 200~300배 더 강하다. 따라서 헤모글로빈이 산소 대신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체내 산소 농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일산화탄소가 극소량만 존재해도 인체에는 매우 치명적이다. 공기 중에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0.02%일 때 2~3시간 이내에 경미한 두통을 느끼고, 0.08%일 때는 메스꺼움과 구토증세를 보이고 2시간 이내에 실신하게 된다. 1.28%인 경우에는 빠르면 1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일산화탄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빠르고 강력하다.
그러므로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환기를 시키고, 가스 누출 등을 신경 써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일산화탄소가 무색ㆍ무취ㆍ무미이기 때문에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구비해 안전하게 캠핑을 즐겨야 한다.
최근에는 단순히 캠핑장에서의 캠핑을 넘어 집에서 즐기는 '홈핑', 소풍 같은 '캠프닉' 등 다양한 형태의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그중 단연 인기를 끄는 것은 차에서 숙박하는 '차박'이다. 특히 비싼 캠핑카를 구매하지 않고, 자차를 캠핑용 차량으로 개조하는 캠핑카 튜닝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자 KBS에서는 한 데이터연구소가 분석한 '차박'에 대한 정보량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차박에 대한 정보량이 4월에는 2만여 건이었는데 5월부터는 3만여 건을 기록하는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차박 하기 좋은 차에 대한 검색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무려 2,300%나 늘었다.
이처럼 단순히 캠핑장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보다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가를 즐기는 '차박'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2월 「자동차 관리법 시행 규칙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다양한 차종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캠핑카 개조 문턱을 대폭 낮췄다.
한편 자동차라는 한정된 장소 안에서 모든 숙식을 해결하다 보니 전기 사용량이 일반 차량에 비해 높아 배터리를 추가 설치하므로 전기 화재 위험이 매우 높다. 그로 인한 사고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캠핑용 개조 버스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짐칸에 설치된 리튬 인산철 배터리가 원인이었다. 일반적으로 리튬 인산철 배터리가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전하고, 수명도 길어 캠핑카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캠핑카를 개조할 때 수많은 전기 배선이 필요해 합선이나 누전의 위험이 매우 높다.
이와 관련해 진행된 KBS와 이한철 대전 서부소방서 화재조사반과의 인터뷰에서 "각 셀과 셀 사이는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절연 장치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절연 장치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차박을 즐길 때 배터리 주변에 가연물을 두지 말고, 차단기와 안전장치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차량 내의 누전차단기를 상시로 확인하고 정상 작동 여부를 정기 점검해야 한다.
캠핑 관련 사고는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항상 발생하고 있다. 관련 규제 강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안전수칙 준수와 깨어있는 안전의식이다.
웃으며 가족과 함께 떠난 여름휴가,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