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전문가 되기 12부- 유연해야 성장도 롱런도 할 수 있다.
이제는 한 우물만 파서는 안 될 것 같다. 오랫동안 한 우울만 깊게 판 사람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있지만, 반대로 유연성이 부족해 질 수 있다.
어떤 사람의 경우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깊다 보니,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보거나 듣지 못한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술은 절대 실현될 수 없다’, ‘그런 사고는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 라고 단정지어 버리기도 한다. 자신의 전공부분이 아닌 것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치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예전에 상상만 했던 일 중에 기술적으로 실현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대가 급변하는 만큼 업무의 성격 또한 급격하게 변해간다. 다른 산업분야와 융·복합되어 새로운 개념들이 만들어진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평생 우려먹는 시대는 지났다. 유연하지 못하면 이런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일 수도 따라 갈 수도 없다.
단적인 예로 요즘 '스마트'라는 글자가 들어가지 않는 분야가 없다. 스마트시티, 스마트 도로, 스마트 교량, 스마트 물관리, 스마트 상수도, 스마트 하수도 등...
언제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스마트'를 배운 적이 있었던가? 빅데이터, 센싱 기술, 인공지능, 정보통신 기술 등이 기존 산업분야와 융·복합되어 탄생된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개발하려면 여러 분야 엔지니어들의 협업이 아주 중요하다. 물관리를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 어디에, 어떤 센서를 설치해서, 무슨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해서 이용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에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찾고, 실행하면 된다.
이때, 유연하지 않은 전혀 유통성 없는 사람이 있다면, 일은 엉망이 될 것이다.
‘그게 어떻게 됩니까?’, ‘그건 불가능해요’, ‘상용화가 되겠어요?’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발짝 두 발짝, 앞으로 나가기도 힘들 것이다. 이렇게 해선 안된다.
서로 다른 전공 분야를 인정하고 소통하며, 각 분야 기술들을 하나의 반응조에 집어넣어 화학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켜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내 분야, 내 것만 고집하고 있으면 얼마지나지 않아 독방 노인 신세가 될 것이다. 남들이 비행기 타고 다닐 때, 자전거 타고 다니는 꼴이 될 것이다.
실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일은 안해봐서 못한다’, ‘처음하는 업무라 힘들어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산업 분야와 융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일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자기 전공 분야의 일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있다.
회사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업무 중에 한 가지 업무만 계속한 친구들이다. 쉽게 말해 동네 여러 우물 중 한 우물만 집중해서 판 경우다.
자신이 판 우물에 지하수가 넘쳐 나와 더 이상 깊게 팔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 우물속에서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 업무에 달인이 되었으면, 후배들에게 넘겨 주고 자신은 다른 업무를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반면에 이 우물, 저 우물 다 파 본 사람은 ‘안 해본 일’도 받아들고 시작한다. 내용과 방법을 모두 알아서 받아들이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 일하면서 배워간다.
경험이 다양하니 소통 능력, 공감 능력, 유연성이 있다. 그러니 새로운 개념, 정보, 지식의 흡수도 빠르다. 어디에서, 누구에게, 언제, 어떤 정보를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연함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를 깊게 이해하고 있으면 인접한 다른 분야 기술 습득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기술 분야와 분야 사이에는 공통 분모가 있기 마련이다. 공통 분모를 잘 알고 있으면 지식이나 기술을 확장해 나가기도 쉽다.
그렇다면 평생 한 우물만 깊게 팠을 때, 그 우물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매몰된다. 평생동안 종사한 내 분야의 업무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사라지면 일자리를 잃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여러 개 우물을 깊게 파서 서로 연결해 넓은 구덩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물을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리고 무너져도 일부만 피해를 본다. 완전히 매몰 될 일은 없다.
업역이나 전공 분야를 넓혀 나가야 한다. 한 분야의 업무가 없어져도 다른 분야가 있으니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 뒷통수를 맞을 일이 없다. 어떻게 보면 리스크 분산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 재미있어지다 또 재미없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내가 이걸 잘 못 시작했나?', "나하고 안 맞나?"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정상적인 성장의 과정이라고 믿으면 견딜만 하다. 성장은 상실한 가운데서 일어나는 법이다. 성장은 주식 그래프와 같다.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올라가나 싶으면 떨어지고, 계속해서 떨어지나 하면 역전되어 상승한다. 수십번, 수백번을 반복한다. 시간이 한 참 흐른 후 살펴보면 결국 주가는 올라가 있다.
우리의 성장도 이런 것 아니겠는가? 공부를 해도, 일을 배워도 알만하다 싶으면 모르겠고, 모르는 줄 알았는데 직접 업무에 적용해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새롭게 도전한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무튼,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통해 유연함을 갖추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며 영역을 넓혀 나가자. 유연해야 성장도 롱런도 할 수 있다.
이종탁의 생각정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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